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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 연중 제 5주간 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2월 11일 연중 제5주간 화요일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1225년 란돌프 백작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삼촌은 베네딕토회 몬테카시노 수도원 원장이었고, 성인의 부모는 그가 귀족 집안의 아들로서 교회에 들어가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삼촌의 자리인 수도원 원장 자리를 이어 받기 원했습니다. 그러나 성인은 세속적인 영광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대신 청빈한 삶과 설교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탁발 수도회인 도미니코회에 입회하려 했습니다. 이는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를 완전히 버리는 삶이었습니다.

 

부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성인을 성에 가두기도 하고, 매춘부를 고용해서 성인을 유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고, 결국 도미니코회에 들어가 세속을 벗어난 학자의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행복해지고자 하는 갈망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충족시켜 주지 않는 우상을 섬기는 우리가 아니었을까요? 돈, 권력, 즐거움, 영광…. 성인은 이런 우상이 완전한 인간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아셨고 또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음을 잘 아셨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우상보다 주님만을 따라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성인의 이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메시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와서 제자들이 더러운 손으로 음식 먹는 것을 따집니다. 왜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느냐는 것이었지요. 사실 조상들의 전통은 하느님의 뜻을 잘 따르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조상들의 전통이 결코 하느님의 뜻보다 위에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본질적인 것을 잊어버리고, 세상의 기준을 내세우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인용하십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이사 29,13)

 

하느님의 뜻을 잘 따르기 위해서는 조상들의 전통에 충실한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그보다 마음이 중요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따르지도 않으면서, 아니 그 뜻을 전혀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조상들의 전통만 지키면 그만이라고 여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서 지키는 조상들의 전통은 하나의 우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하느님의 뜻을 따랐던 성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역시 자기를 변화시킬 깊은 성찰이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나의 우상은 무엇일까요? 주님보다 첫째 자리에 놓이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랑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을 우상으로 섬기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모습들이 행복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합니다.

 

 

오늘의 명언: 시간은 금이다. 당신의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라(벤자민 프랭클린).

 

사진설명: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