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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베르나르도) 신부님 글

~ 연중 제 7주간 금요일 / 상지종 신부님 ~

연중 제 7주간 금요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그 사랑 한결같기를>

 

 

 

주님의 제단 앞에 나란히 선

신랑과 신부를 바라보는 것은

큰 기쁨이요 영광입니다

 

세상 그 무엇도 갈라놓을 수 없는

티 없이 맑고 고결한 사랑이

두 사람 안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마주 섭니다

 

온전히 하느님의 모상을 닮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완전한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나의 반쪽을 채워달라고

서로에게 고백합니다

 

이미 온전히 하나인데도

아직 하나가 아니라

여전히 모자란 반쪽이라고 고백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겸손입니다

 

당신이 가진 무엇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필요하다고 고백합니다

 

소유에 눈이 멀어 사람을 보지 못하는

어둠 가득한 혼탁한 세상 안에

해맑게 빛나는 순수함입니다

 

삶의 가시밭길조차

당신과 함께 하기에

기쁨 가득하리라고 고백합니다

 

제 살 길 찾기에 얽매여

벗들의 슬픔을 함께 보듬지 않으며

어느새 편안함에 길들여져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쉽게 주저앉고 마는 많은 이들에게

쉼 없이 샘솟는 희망을 나눕니다

 

지나온 날들의 허물도

지금 이 자리의 부족함도

행여 있을지 모를 내일의 잘못도

결코 서로의 믿음을 허물지 못하리라

마음으로 몸으로 고백합니다

 

서로를 향한 지긋한 눈빛으로

서로를 품는 넉넉한 마음으로

맞닿은 손끝이 전하는 따스한 느낌으로

지금 여기에 마냥 머물고픈

참 사랑을 나눕니다

 

그 사랑 언제나 한결같기를

 

함께 했기에 정겨웠던 이 세상 떠나

영원히 하느님 품으로 돌아갈 때

 

오늘 맞잡은 손

다시 곱게 쓰다듬으며

 

그동안 가슴 아릴만큼 고마웠다고

아름다운 작별 인사 나누며

 

뜨거운 사랑의 눈물 흘릴 수 있기를

 

하느님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모든 부부들을 위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