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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순 제 3주간 수요일 / 정인준 신부님 ~

3월 26일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제1독서
<너희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지키고 실천하여라.>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4,1.5-9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고, 주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 그곳을 차지할 것이다.
5 보아라, 너희가 들어가 차지하게 될 땅에서 그대로 실천하도록, 나는 주 나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명령하신 대로 규정과 법규들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었다. 6 너희는 그것들을 잘 지키고 실천하여라. 그리하면 민족들이 너희의 지혜와 슬기를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이 모든 규정을 듣고, ‘이 위대한 민족은 정말 지혜롭고 슬기로운 백성이구나.’ 하고 말할 것이다.
7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8 또한 내가 오늘 너희 앞에 내놓는 이 모든 율법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9 너희는 오로지 조심하고 단단히 정신을 차려,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그것들이 평생 너희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라. 또한 자자손손에게 그것들을 알려 주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스스로 계명을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신학교에서 매일 저녁기도 후에는 대침묵입니다. 
그런데 몇몇은 그 침묵을 참으로 큰 짐으로 여기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침묵을 깨는 것이 ‘대단히 용기 있는 행동(?)’으로 여기는 그들은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제 피정에서도 그 사람들은 침묵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침묵은 사실 한편으로는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합니다. 

침묵 중에서 사람은 내면으로 나갈 수 있고 그곳에서 하느님을 뵙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이웃과 더불어 함께 지내는 기쁨도 큽니다. 

그런데 때로 대침묵을 지키는 것은 나를 볼 수 있고 또 하느님과의 관계를 깊게해주는 
중요한 선물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제들 사이에서 ‘성숙한 사람만이 침묵을 지킬 수 있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지요. 
침묵하는 법은 한편에서는 고마운 것이고 또 한편에서는 짐이 될 수 있습니다. 

신명기가 전해주는 공통적인 법이 하나 있습니다. 법에 충실한 사람은 살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징벌이 따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고, 주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 
그곳을 차지할 것이다.”(신명 4,1) 

모세는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에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 법규에 충실 할 것을 당부합니다. 

법은 자기 자신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고 남들에게 적용하는데에 사람들은 쉽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우리 말에 ‘솔선수범(率先垂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법을 지키며 
모범을 보이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솔선수범이’에서 참다운 권위와 지도력이 나오는 것이기에 항상 어느 공동체이든지 
지도자의 모범을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혁명가들이 가장 힘든 것은 자기들이 내세우는 ‘올바른 소리’ 또는 ‘정의의 말’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사람들 앞에서 떠들 때에는 영웅이 되는 기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볼 때에는 예수님께서 너무 자유로워 법과 관습을 
무시하는 ‘자유주의자’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기들 식대로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잘못을 바로 잡으시는 것입니다. 

‘아전인수’라는 말은 농경시대의 배경에서 나온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들의  논이야 어떻든 간에

‘자신의 논에 물 대기’라는 의미이지요, 자기에게만 이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마태 5,17-18) 

그래서 주님께서는 작은 계명이라도 어기지 말고 성실하게 지키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십니다.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19절)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는 말이 있지요. 말 그대로 이웃에게는 너그러우면서도 
내적으로는 엄격해야 하는 것이지요. 

남의 허물을 덮어줄 줄 알지만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는 작은 허물이라도 엄격히 
다스려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세상은 주님의 가르침과 반대로 흐르지요. 남에게는 너그럽고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는 
엄격하게 사는 것이 사실 삶에 있어서 조화를 아는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법을 충실히 지키는 사람은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솔선수범의 
삶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정인준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