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3주간 목요일. 한창현 모세 신부님.
오늘 복음에서는 말을 못 하는 이가 말을 할 수 있도록 마귀를 쫓아내신 예수님의 행동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 가운데 특별히 두 부류의 사람들이 다루어집니다.
하나는 예수님께서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서 마귀를 쫓아낸다고 말하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그분께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하는 부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그 말씀의 내용을 보면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에 대한 일종의 답변인 것 같습니다.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서 마귀를 쫓아낸다는 생각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는 듯합니다.
마치 베엘제불의 힘을 빌렸을 것이라는 생각도 그럴 만하다고 이야기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아예 아무런 말씀도 하시지 않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이미 표징을 보여 주셨는데도 예수님을 믿지 못하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다른 표징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이 모습은 제1독서에 나오는 예레미야 예언자 시대의 사람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이미 말씀을 전하셨지만, 그들은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훈계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을 포기하신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는 표징을 보여 주실 때 적어도 그들은 그 자리에 주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우리도 시련 속에서 하느님께 구체적인 표징을 보여 달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이미 하느님의 사랑 안에 있음을 결코 잊지 않을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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