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4주간 화요일. 250401. 안동훈 안드레아 신부님.
어떤 한 사람이 서른여덟 해나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곳에 있는 어느 누구도 그를 돌보아 주지 않았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저마다 아픈 이들이었기에 다른 이의 아픔이 눈에 들어올 리 없던 것이지요.
모든 이가 같은 희망을 가지고 모여 있는 벳자타 못에서 물이 출렁거릴 때마다 이 사람 또한 온 힘을 다하여 물에 들어가 낫기를 기대하였을 것입니다.
힘이 있어 일어날 수 있었더라면 다른 사람이 먼저 물에 들어갈 때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하였겠지만, 이제는 병세가 나아지지 않는 데다가 그 누구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였다면, 그는 희망을 잃고 좌절하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건강을 되찾고 싶은 마음만을 미련처럼 간절하게 붙잡고 있었을 것입니다.
오직 예수님께서만 이 사람에게 관심을 두시고 “건강해지고 싶으냐?”라고 물으신 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요한 5,6.8)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한말씀으로 그는 병이 나아 건강해졌습니다.
연못에 먼저 들어가야만 낫게 되는 것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그저 한말씀만 하시어 낫게 하셨습니다.
서른여덟 해나 앓던 이는 예수님의 말씀에 일어날 의지를, 들것을 들 힘을, 그리고 걸어 나갈 용기를 얻어 지금까지 갇혀 있던 삶에서 벗어나 참된 삶으로 갔습니다.
생명을 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우리도 오랜 아픔과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어나 나아가려는 의지와 용기를 지닐 때 비로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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