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4주간 수요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군중심리를 따르지 않기!
하느님의 숨
2025.04.01. 18:41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4월 1일 화요일 (호명환 번역) 열네 번째 주간: 관상적 일탈
우리는 사랑으로 함께하는 '무리'(squad)를 형성해야 하고 함께 의지하며 나아갈 길을 닦아야 합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종교 학자 다이애나 버틀러 배스(Diana Butler Bass)는 나자렛에서의 예수님의 설교를 들은 군중의 격분에 대해 숙고하면서(루카 4,18-30), - 동시에 이 격분에 저항하는 데 필요한 용기에 대해서도 숙고합니다:
한 설교자가 일어서서 성서를 인용하며 거기에 모인 회중에게 하느님은 버림받은 사람들 - 자기들의 삶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 과 가난한 이들, 불구자들, 그리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러자 격분한 무리(mob)가 그 설교자를 죽이려고 시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과부들과 나병에 걸린 이들을 사랑하셨다는 사실을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의 이웃들(이스라엘 사람들)이 과부들과 나병 환자들을 의롭게 대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십니다. 그들은 정의에 관한 하느님의 말씀을 찬양했지만, 버림받은 사람들을 향해 자비를 베풀라는 하느님의 계명은 행동에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모두" 화가 나서 폭력적인 무리(mob)가 되는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적어도 그들 중 다수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분노에 휩싸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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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화가 잔뜩 났다. 그래서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 그 고을은 산 위에 지어져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루카 4,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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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폭도가 추악한 모습을 드러낼 때 어떻게 합니까? 과부들과 나환우들, 오늘날의 LGBTQ(성소수자들)과 이주민들이 잔혹한 대우를 받으면서 두려워할 때 - 그리고 용기 있는 예언자가 독선적인 사람들을 골라낼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합니까? 폭력을 휘드르는 폭도들을 만날 때, 성당의 십자가가 불태워질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합니까?
저는 이 이야기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영웅들 몇이 이 전체의 한 부분이 되기를 거부하고 "모든 이"에게서 빠져나와 폭력의 희생자가 될 사람에게 안전하게 지나갈 길을 마련해 주었을 거라고 추측해 봅니다. 그들은 화가 난 무리 가운데서 서로를 알아보았을까요? 아니면 눈치를 보며 주저하는 서로의 모습에 은밀한 눈길을 보냈을까요? 아마도 그 사람들은 서로를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서로에게로 다가갔을 것입니다. 이 소수의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작은 무리를 이루지는 않았을까요? "모든 이"가 화가 나있었지만, 이 소수의 무리는 상황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그들에게도 무서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자기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의 생각을 거스르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들은 허세에 차서 폭력을 쓰려는 무리를 따라가면서도 자기들이 지금의 문제가 무언지를 지적하면 자기들도 벼랑에 밀려 떨어져 죽을 수 있을 거라는 걱정을 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들은 "모든 이"의 군중 심리에 굴복하지 않고, 서로 연대하여 자그만 대안 공동체를 형성했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벼랑까지 몰리실 때, 아마 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실 빈틈을 보고 - 공간을 만들어 - 떠나시도록 도와준 이들이 이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은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기적입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 몇이 불의한 어려움에 처한 예수님을 위해 뭔가를 할 용기를 갖게 되었다는 것 말입니다.
만일 예수님께 그러한 사람들이 필요했다면, 우리도 그러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의 무리를 형성해야 하고, 함께 나아갈 길을 닦아야 합니다. 폭도가 아무리 두려울지라도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루카 복음 4장에 나오는 우리가 간과할 수 있는 기적인 것입니다: 오직 공동체만이 - 군중 안에서 눈에 띄지 않는 공동체일지라도 - 왁자지껄한 폭도의 편에 서기를 거부하는 작은 무리 - 만이 우리가 완전히 곤경에 빠지는 상황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 이야기
저는 게이(동성애자)요 가톨릭 신자입니다. 지금은 가끔씩만 미사에 참여하지만, 미사에 참여할 때마다, 저는 자기들의 편협한 경계 구역 안에서 살지 않는 사람들을 박해했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제도에 반기를 들며 영성체를 합니다. 만일 교회가 제가 누구인지를 알았다면 교회는 제가 성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문을 닫아 걸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한, 예수님께서는 제도로서의 교회가 존재하기 오래 전에 성사를 제정해 주셨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받아 모시기 위해 교회에 갑니다. 그 외에 다른 모든 이유는 여기에 비할 수조차 없습니다.
—Gary G.
References
Diana Butler Bass, “Sunday Musings,” The Cottage (Substack newsletter), January 25, 2025. Used with permission.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Paul Tyreman, Untitled (detail), 2018, photo, United Kingdom,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우리는 성령에 의해 영감을 받고 이끌려 우리 앞에 펼쳐진 모래밭길과 돌밭길마저도 헤쳐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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