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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순 제 5주간 토요일 / 조재형 신부님 ~



제1독서
<그들을 한 민족으로 만들겠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7,21ㄴ-28
21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떠나가 사는 민족들 사이에서 그들을 데려오고,
그들을 사방에서 모아다가, 그들의 땅으로 데려가겠다.
22 그들을 그 땅에서, 이스라엘의 산악 지방에서 한 민족으로 만들고,
한 임금이 그들 모두의 임금이 되게 하겠다.
그리하여 다시는 두 민족이 되지 않고,
다시는 결코 두 왕국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
23 그리고 그들이 다시는 자기들의 우상들과 혐오스러운 것들과 온갖 죄악으로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저지른 모든 배신에서 내가 그들을 구원하여 정결하게 해 주고 나면,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24 나의 종 다윗이 그들을 다스리는 임금으로서,
그들 모두를 위한 유일한 목자가 될 것이다.
그들은 내 법규들을 따르고 내 규정들을 준수하여 지키면서,
25 내가 나의 종 야곱에게 준 땅,
너희 조상들이 살던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들만이 아니라 자자손손이 영원히 그곳에서 살며,
나의 종 다윗이 영원히 그들의 제후가 될 것이다.
26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니,
그것이 그들과 맺는 영원한 계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27 이렇게 나의 거처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28 나의 성전이 그들 한가운데에 영원히 있게 되면,
그제야 민족들은 내가 이스라엘을 거룩하게 하는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45-56
그때에 45 마리아에게 갔다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본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46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바리사이들에게 가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알렸다.
47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의회를 소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많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48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오.”
49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그해의 대사제인 카야파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50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51 이 말은 카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셈이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52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53 이렇게 하여 그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54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유다인들 가운데로 드러나게 다니지 않으시고,
그곳을 떠나 광야에 가까운 고장의 에프라임이라는 고을에 가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머무르셨다.
55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많은 사람이 자신을 정결하게 하려고
파스카 축제 전에 시골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56 그들은 예수님을 찾다가 성전 안에 모여 서서 서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가 축제를 지내러 오지 않겠소?”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인생은 종착역이 아니라 간이역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인생이 종착역이라면 고통 중에 있는 사람억울한 사람아픈 사람가난한 사람에게는 희망이 없을 겁니다인생이 종착역이라면 불의하게 죽은 사람억울하게 죽은 사람피지 못하고 죽은 사람사랑도 못 해 보고 죽은 사람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 될 겁니다


우리 인생의 종착역은 하느님의 품이라고 생각합니다인생의 종착역을 향해서 떠났던 형제님이 생각납니다가족을 사랑했고대학 교수로 정년 퇴임한 형제님은 아내가 믿는 신앙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안타깝게도 형제님은 이제 편안히 노후를 보내려고 했는데 그만 이 찾아왔습니다


병세가 심해지면서 저는 형제님을 방문했고천주교 교리를 말씀드린 후에 믿느냐고 물었습니다형제님은 믿겠다고 하였습니다저는 형제님께 레오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습니다형제님은 생일에 맞추어서 레오라고 정했다고 합니다형제님은 이 세상 소풍 끝나가는 날저를 찾았습니다저는 병자성사를 드렸고성체를 모셔드렸습니다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모신 성체가 형제님을 하느님의 품인 종착역으로 잘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두려운 것 중 하나가 무엇일까요아마도 끝종착역마지막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다시 바라보려고 합니다


기차 여행을 떠올려 봅니다긴 여정을 가는 동안 우리는 많은 간이역을 지나갑니다어떤 역에서는 내릴 준비를 하고어떤 역에서는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기도 합니다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태어나고배우고사랑하고때로는 실패하고다시 일어나고새로운 길을 가고인생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간이역입니다우리는 때때로 삶의 고난 속에서 "여기가 끝인가?"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삶을 보면십자가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실 때많은 사람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제 끝이구나모든 것이 끝났다." 하지만 그 십자가가 종착역이었습니까아니죠오히려 십자가는 새로운 생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처음에는 두려워했습니다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십자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구나!" 우리는 종종 인생에서 시련을 겪을 때, "이제 끝이야"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아니다이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길이야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우리 삶에도 십자가가 있습니다건강의 문제로 고통받을 때관계에서 상처받고 외로울 때꿈이 좌절되고길이 막힐 때이럴 때 우리는 십자가 앞에서 절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왜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요?" 하지만예수님의 십자가가 부활로 이어졌듯이우리의 십자가도 새로운 출발의 간이역이 될 수 있습니다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시고 끝까지 그 길을 걸어가신 예수님처럼우리도 인생의 어려운 순간들을 지나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인생의 간이역을 지날 때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요첫째머무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기차가 간이역에 잠시 멈추듯우리도 삶에서 멈추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바쁘게 달려가기만 하면 하느님의 뜻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기도하면서 "주님제가 어디로 가야 할까요?"라고 물어야 합니다둘째새로운 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간이역에서 우리는 방향을 바꿀 수도 있고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제자들은 새로운 사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새로운 사명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셋째십자가를 희망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십자가는 고통이었지만동시에 사랑이었습니다우리의 삶에서도 힘든 순간이 있을 때그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사랑과 희망의 시작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생은 종착역이 아닙니다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여러 간이역을 지나고 있습니다어떤 역에서는 기쁘고어떤 역에서는 슬프기도 합니다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그 십자가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믿으며 살아갑시다


우리가 지나가는 삶의 모든 간이역에서주님께서 함께하시고 우리를 새로운 길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그러니 두려워하지 맙시다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든그것이 우리의 마지막이 아니라 주님께서 준비하신 또 다른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한 14,6) 우리 인생의 여정에서주님께서 우리의 길이 되어 주십니다끝이라고 생각하는 그곳에서주님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재형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