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5주간 토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지금 우리는 “사순시기”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사순시기”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이르는 결정적인 사건인 십자가 사건에서 그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이 결정적인 사건이 어떻게 해서 벌어지게 되는지 그 단초를 제공해줍니다. 곧 유다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죽이기로 결정한 사건을 전해줍니다.
이 일은 예수님께서 유월절을 지내기 위해 예루살렘에 가시던 중, 채 도달하기도 전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곧 예루살렘 가까이에 있는 엠마오에서 라자로의 장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마지막 ‘일곱 번째의 표징’, 곧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 표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부활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표징이었습니다. 이를 본 많은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지만, 어떤 이들이 이를 예루살렘에 있는 유다 지도자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러자 유다 지도자들이 민심이 동요된 것을 두려워하여 최고 의회(산헤드린)를 열고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백성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곧 그들은 메시아가 와서 다윗 왕조를 회복하고 새로운 이스라엘을 재건하리라고 여겼고, 이러한 사실은 로마제국에게는 위협이 되었고 당시의 기득권을 갖고 있던 종교도자들에게도 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결정과정이 참으로 묘합니다. 바로 그 결정과정을 통해서 ‘예수님의 죽음의 의미’를 드러내주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 해의 대사제였던 가야파의 입을 통해 밝혀줍니다.
“온 백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서 죽는 것이 더 낫다.”(요한 11,50)
이는 예수님의 죽음이 ‘온 백성을 위한 대속’임을 밝혀줍니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요한 11,52)임을 드러내줍니다. 그리고 이는 “가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 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것”(요한 11,51)이었습니다.
이토록, 하느님께서는 오묘하게도 기회주의자인 가야파의 입을 통해, 그리스도의 죽음의 의미를 밝혀주십니다. 그리하여, 유다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고, 백성들을 예수님의 예루살렘의 입성을 기다리며 파스카를 준비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도 이 “사순시기”의 막바지에서 예수님의 파스카를 기다립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게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준비해야 할까요?
주님!
제 안에 당신의 생명이 자라고 당신의 영이 흐르게 하시며,
제가 오늘 타인을 위하여 죽고 타인을 대신해서 죽을 줄을 알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요한 11,50)
주님! 겉치레 속에 교묘히 가리고 있는, 제 불신의 껍질을 벗겨 내소서.
신앙의 겉꾸밈 뒤에 감추고 있는, 제 허영과 자애심을 끊어내소서.
사랑의 겉모습 뒤에 숨기고 있는, 제 위선을 몰아내소서.
빛을 비추시어, 사실을 보지 못하게 하는 어리석음의 어둠을 몰아내소서.
제 안에 당신의 생명이 자라고 당신의 영이 흐르게 하시며,
제가 오늘 타인을 위하여 죽고 타인을 대신해서 죽을 줄을 알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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