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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베르나르도) 신부님 글

~ 성주간 목요일 / 상지종 신부님 ~

성주간 목요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발을 씻어 주신 뜻>

 

 

 

온 몸을 지탱해주는

발을 씻어 주십니다

 

나를 있게 하신 하느님과

나를 살게 하는 벗들을

늘 기억하라는 뜻이겠지요

 

몸의 맨 아래에 있는

발을 씻어 주십니다

 

낮고 보잘것없는 벗들

짓눌리고 힘겨운 벗들

고이 품으라는 뜻이겠지요

 

생명의 땅과 맞닿은

발을 씻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빚으신

온 누리 모든 생명

정성껏 돌보라는 뜻이겠지요

 

눈길이 잘 가지 않는

발을 씻어 주십니다

 

있음에도 보이지 않는

버려지고 잊힌 벗들

애써 살피라는 뜻이겠지요

 

흙투성이 땀에 전

발을 씻어 주십니다

 

온 누리 살리려

피땀 아끼지 않는 벗들

따뜻이 보듬으라는 뜻이겠지요

 

몸을 굽혀야만 씻을 수 있는

발을 씻어 주십니다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벗들

기꺼이 섬기라는 뜻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