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제1독서
<주님을 믿는 남녀 신자들의 무리가 더욱더 늘어났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5,12-16
12 사도들의 손을 통하여 백성 가운데에서 많은 표징과 이적이 일어났다.
그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솔로몬 주랑에 모이곤 하였다.
13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감히 그들 가운데에 끼어들지 못하였다.
백성은 그들을 존경하여, 14 주님을 믿는 남녀 신자들의 무리가 더욱더 늘어났다.
15 그리하여 사람들은 병자들을 한길까지 데려다가 침상이나 들것에 눕혀 놓고,
베드로가 지나갈 때에 그의 그림자만이라도 누구에겐가 드리워지기를 바랐다.
16 예루살렘 주변의 여러 고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병자들과
또 더러운 영에게 시달리는 이들을 데리고 몰려들었는데,
그들도 모두 병이 나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1,9-11ㄴ.12-13.17-19
9 여러분의 형제로서,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과 더불어 환난을 겪고
그분의 나라에 같이 참여하며 함께 인내하는 나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에 대한 증언 때문에
파트모스라는 섬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10 어느 주일에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내 뒤에서
나팔 소리처럼 울리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11 그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보는 것을 책에 기록하여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보내라.”
12 나는 나에게 말하는 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보려고 돌아섰습니다.
돌아서서 보니 황금 등잔대가 일곱 개 있고,
13 그 등잔대 한가운데에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발까지 내려오는 긴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 띠를 두르고 계셨습니다.
17 나는 그분을 뵙고, 죽은 사람처럼 그분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러자 그분께서 나에게 오른손을 얹고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18 살아 있는 자다.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나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19 그러므로 네가 본 것과 지금 일어나는 일들과 그다음에 일어날 일들을 기록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19-31
19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24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25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28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29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30 예수님께서는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많은 표징도
제자들 앞에서 일으키셨다.
31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 약팽소선(若烹小鮮) ”
소아시아의 섬인 파트모스에서 요한 묵시록의 저자의 소명 장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살아 있는 자다.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나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러므로 네가 본 것과 지금 일어나는 일들과 그다음에
일어날 일들을 기록하여라.”(묵시 1,17-19)
우리는 주님 부활 후에 제자들과 주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유대인들의 박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사도행전에서는 최고 중앙의회에 불려 나간 사도 베드로 요한은
성전 경비병에 의해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 신세였습니다.
이 박해는 거세어져서 결국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는 순교를 합니다.
사도 요한이라고 추측하는 묵시록의 저자는 소아시아에 불어 닥친 박해의 어두움 속에서
글을 쓰며 일곱 교회에 편지를 보내며 격려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약속하신대로 그들에게 당신의 능력을 주시고 복음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솔로몬 주랑에 모인 이들은 사도들의 손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기적들에 목격하고 그들이 전하는 말씀에 감복하는 것입니다.
스승이신 주님께서 하셨듯이 그들도 병자들을 고쳐주고 마귀를 쫒아 내곤 합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그들의 소식에 점점 더 많아지는 사람들에게 사도들은 새로운
희망이며 어둠의 빛이었습니다.
주님 부활의 능력이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이며 기쁨이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묵시록 저자에게 계시했던대로 돌아가셨던 십자가에서 이제는 부활하시어
사람들에게 살아계시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문을 잠그고 있는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십니다. 주님께서는 그들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인사하시며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1,22) 그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이르게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2,22-23)
그런데 그 자리에 사도 토마는 빠져 있었습니다.
그 후에 다른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뵈었다고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주님께서 부활하셨으면 내 손에 장을 지져라.’라는 우리의 정서의 심정으로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요한 22,25)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드레 후에 주님께서 토마스와 함께 자리에 있는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주님의 부활을 받아들이지 않는 토마스에게 말씀하십니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27절)
그렇게 의심하던 토마스가 주님의 말씀대로 주님의 못작국이나 옆구리에
손을 대어 보았습니까? 사도 토마스는 주님을 뵙고 그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문자를 한 번 써볼까요?
포호빙하(暴虎馮河)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치고 황하를 걸어서 건넌다’는 뜻인데 공자님이
제자인 자로(子路)의 만용(蠻勇)을 꾸짖을 때 했던 말씀에서 온 것입니다.
“나는 맨손으로 범을 잡으려 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려다가 죽어도 후회함이
없는 자와는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을 하는 데 있어 두려운 생각을 가지고
궁리를 해서 일을 성공시키는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자 <도덕경> 60장에 나오는
말씀인데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생선을 굽듯이 하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일이 간섭하고 자기 주장과 계획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주관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먼발치에서 중요한 일만 챙기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자신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약팽소선(若烹小鮮)’이라는 노자의 가르침
따르겠다는 신념을 비추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일련의 부활의 사건에서 제자들의
불이해와 토마의 불신앙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주님 부활과 복음선포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사실은 공자나 노자의 가르침을 정통으로 행동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제자들의 부족함을 따지지 않으시고 사랑으로 기다려 주시고 주시는 것입니다.
제자의 한계와 스타일을 받아들이시고 그 모든 것을 채워주시는 것입니다.
포호빙하의 말대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교만하고 아집이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부족하고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한 제자들을 믿고 복음선포의
소명을 맡기셨듯이 부족한 우리 자신을 불러주시는 주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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