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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 정인준 신부님 ~

6월 11일 수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제1독서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1,21ㄴ-26; 13,1-3
그 무렵 21 많은 수의 사람이 믿고 주님께 돌아섰다. 22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는 그들에 대한 소문을 듣고, 바르나바를 안티오키아로 가라고 보냈다. 23 그곳에 도착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려하였다. 24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25 그 뒤에 바르나바는 사울을 찾으려고 타르수스로 가서, 26 그를 만나 안티오키아로 데려왔다. 그들은 만 일 년 동안 그곳 교회 신자들을 만나며 수많은 사람을 가르쳤다. 이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13,1 안티오키아 교회에는 예언자들과 교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르나바, 니게르라고 하는 시메온, 키레네 사람 루키오스, 헤로데 영주의 어린 시절 친구 마나엔, 그리고 사울이었다.
2 그들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며 단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이르셨다. “내가 일을 맡기려고 바르나바와 사울을 불렀으니, 나를 위하여 그 일을 하게 그 사람들을 따로 세워라.” 3 그래서 그들은 단식하며 기도한 뒤 그 두 사람에게 안수하고 나서 떠나보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7-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사도 행전 저자는 ‘바르나바’에 대해서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사도 11,24)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공동체는 바르나바를 안티오키아로 파견합니다. 그곳에 가서 그는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 인도합니다. 

이 점에서도 바르나바는 훌륭하지만 사도 바오로에게 길을 열어준 것에 대해서도 
그분의 인간 됨됨이와 사람을 보는 안목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오로 이전의 사울은 초대 순교자가 유대인들인 던지는 돌에 의해서 죽음을 맞을 때에도 
유대교의 열렬한 신봉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테파노에게 돌을 던지던 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 발 앞에 둘 정도로 그 사람들에게 알려진 
젊은 이었던 것입니다. (사도 7,58). 

그러나 그는 다마스커스 부근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을 통해 회심을 하고 
그리스도교 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도 달갑지 않은 존재였고 또 유대인들에게서는 
증오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유대인들은 사울을 없애 버리기 위해서 공모를 하고 사울은 그곳에서 도망하여 
예루살렘으로 해서 자신의 고향인 타르수스로 갑니다. 

그가 얼마동안 그곳에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지만 그래도 상당한 기간 동안 
그곳에서 그가 무료하거나 회한의 시간을 가졌으리라 추측합니다. 

안티오키아로 갔던 바르나바는 사울을 잊지 않고 찾아봅니다. 그길로 사울을 찾아가서 
안티오키아로 데리고 옵니다. 사울은 새로운 이름 바오로로 선교 활동을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십니다. 
그리고 과거의 어느 랍비도 하지 않던 스승의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그것은 직접 앓는 이들을 고쳐주시고 마귀까지 쫓아내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보내시며 당신의 삶을 전하도록 하시지요.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마태 10,7-8) 

이 소명과 함께 제자들이 실천해야 할 생활지침까지도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청빈이 삶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먼 길을 떠나면 어떻게 될 줄 몰라 여비 뿐 아니라 예비비도 마련해야 하는데 주님께서는 
거꾸로 어떤 돈도, 심지어는 여행 보따리도 여벌의 옷과 신발, 그리고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그리고 머물수 있는 집에 내내 지내다가 떠나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을 이리저리 사귀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 집에 들어가면 평화를 빌라고 
하시기까지 하십니다. 

사람은 각자의 그릇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에 따라 모양도 다르지만 작고 큰 것으로 
나눌 수 있지요. 

그래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은 그릇이 크다.'라는 말씀과 함께 
그 사람의 됨됨이가 재목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전해줍니다. 

바르나바는 바로 그릇이 큰 사람입니다. 비록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두려워하더라도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역량을 알았던 것입니다. 

비록 그가 자기 고향으로 내려갈 딱한 처지에 있었다해도 그를 깔보거나 사람들처럼 
뒤로 빼놓지 않고 기회가 되자 찾아 나선 것입니다. 

그와 만나 선교의 열정적으로 하며 그와 마르코와 동행 문제로 의견이 갈라졌다 해도 
그는 그대로 바오로를 존중하고 예루살렘에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한 바르나바 덕분에 사울은 바오로 사도가 되어 이방인의 사도가 되어 그리스도교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나를 비우고 상대를 높일 줄 아는 사람이 사실 큰 그릇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기 자신을 비우는 삶의 주문을 하시는 것입니다. 마음 뿐 아니라 돈에서 사람에게서 
그리고 인기에서 비우라고 당부하시는 것입니다. 

그 길은 주님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가능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세상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반대의 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찾지 못해 
안달을 하며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 기세가 만마치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 바람에 빠져 재물에, 떵떵거리는 사람에, 그리고 세상 인기와 기쁨에서 
정신 차리지 못하고 복음 선포의 길도 내팽개치기 십상입니다. 

자기를 비우는 바탕을 겸손입니다. 자기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를 잊지 않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주님께 의탁하고 자신을 오로지 주님께 봉헌하는 사람만이 자기를 낮추고 
세상 바람에 견딜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택한 사람들입니다. 

그 덕분에 성령께서 늘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특권까지 받았습니다. 
그러한 우리가 사실 아쉬울 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바르나바의 '착하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