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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 반영억 신부님 ~

6월 11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복음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7-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주님께서 원하신다면」


‘숲속의 땅’이라 불리는 중앙아메리카의 과테말라는 인구 1천3백만의 소도시입니다. 그냥 보기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고산지대로 살기가 좋은 곳인데 중남미 국가 중 가장 치안이 불안한 국가입니다. 일일 평균 약 20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여 많은 출산에도 불구하고 인구증가는 없다고 합니다. 문맹율이 80%가 넘는 가난의 고통이 너무도 큰 나라입니다.


이곳에 선교사제로 파견되어 있는 홍 가브리엘신부는 사제생활비 1천불이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되어 버림받은 어린이 10명을 데리고 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일이 커졌습니다. 150명이 숙식할 수 있는 고아원 ‘천사의 집’과 250명의 배움을 감당할 수 있는 ‘미리내 초등학교’를 건립하고 그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이제는 중학교도 개설하였습니다. 신부는 미국 뉴저지에 피정을 겸한 후원회원을 모집하러 나섰는데 공항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가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검진결과 “영양실조”였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려면 그들보다 더 가난한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먼저 쓰러지면 그들은 어쩌란 말인지요? 오래 전 그와 피정을 함께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또 하나의 꿈을 지니고 있었고 지금의 시설에 올 수 없는 그야말로 오지에 버려진 어린이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항공요금이 비싸서 고국인 한국에 3년 만에 나온 사람이 돈도 없이 또 다른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보고 저는 놀랐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한 번도 굶어 본 적이 없고, 돈 걱정을 한 적도 없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을 주님께서 채워 주셨고 앞으로도 채워 주실 것이다.


주님께서 원하신다면 앞으로도 그 믿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며 살 것이다.” 주님의 일을 하는 성실한 일꾼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은 주님께서 손수 마련해 주십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않았고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않은 채 주님을 차지한 홍 신부는 ‘한 눈 팔지 않고’ 가야할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초대교회 사도들의 열성으로 그는 복음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10,8)는 말씀에 따라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몸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온전히 내어놓고 있습니다. 사실 많이 움켜쥐고 많이 지니고 있을수록 하느님께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에 기대게 됩니다. 그러나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면 주님께서 원하시는 수확을 얻게 됩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것이고 우리는 잠시 관리자로서 관리하는 것일 뿐인데 왜 욕심을 부리며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의 섭리와 안배를 몸으로 받아들이며 희생의 삶을 사는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는 오늘이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사도의 열성으로 선교에 나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면서...... 하느님을 차지하는 기쁨에 감사하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다하여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반영억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