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하늘 나라의 꿈을 삽시다
“꿈의 현실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중의 하나로 꼽히는 명연설중 하나는 1963년 8월28일 미국의 수도 워싱텅 DC 링컨 기념관 발코니에서, 20만-30만 청중을 대상으로 한 마틴 루터킹 목사가 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연설일 것입니다. 감동적인 대목 셋만 인용합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옛 노예의 후손들과 옛 주인의 후손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불의의 열기에, 억압의 열기에 신음하는 저 미시시피주 마저도, 자유와 평등의 오아시스로 변할 것이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오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꿈이, 희망이 있어 나이에 관계 없이 영원한 청춘입니다. 젊음은 나이에 있는게 아니라 그가 지닌 하늘 나라의 꿈에 있습니다. 꿈중의 꿈, 진짜 꿈이 하늘 나라의 꿈입니다. 마틴 루터 목사 역시 믿음의 선배들을 닮아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시키려 노력한 사람이었습니다. 저 역시 오래 전 하늘 나라를 꿈꾸며 써놓은 “꿈 있어야 산다”라는 시가 있습니다.
“밖에서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
잎들 다진 겨울나무가 그렇다
그러나 보라!
살아 있지 않은가
봄되니 피어나는 꽃들, 짙어져 가는 신록들
아! 꿈 있어야 산다
꿈있어 겨울 추위 견뎠다
꿈 없으면 죽는다
꿈은 생명이요 사랑이다
가슴에 담았던 하늘 나라의 꿈
활짝 피어내니
파스카의 꽃들이요 신록의 기쁨이다
아름다운 생명이다”<2001.5.6.>
지금도 이런 하늘 나라를 꿈꾸고 실현하며 살기에 마음은 늘 청춘입니다. 어제는 천장암(天藏庵)이자 지족암(知足庵)이라 자칭하는 집무실 출입구에 방충망을 새로 했습니다. 달인의 경지에 이른 일꾼들의 솜씨에 감동, 감사했습니다. 이제부터 출입구만 열면 불암산 능선이 한 눈이 들어오니 저절로 하늘 나라를 꿈꾸며 좋아하는 시를 외우게 됩니다.
“산앞에 서면
당신앞에 서듯
행복하다
꽃같은 하루 꽃같이 살자”
작년부터 무척이나 좋아했던 자자 애송시입니다. 이어 자주 외는 행복기도 한 대목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꽃자리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 평범한 일상에서 하늘 나라 꿈을 살아야 합니다. ‘비범한 진리는 찰나의 깨달음이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축적됩니다.’<다산>. 하늘 나라 꿈의 현실화가 바로 믿는 이들에게 주어진 평생과제입니다. 하늘 나라 꿈의 원조가 예수님이요 그의 제자들인 우리들 역시 하늘 나라의 꿈을 전수받고 있습니다.
바로 이의 빛나는 모범이 열두 사도에 이어 바오로 사도와 명콤비를 이루었던 바르나바 사도입니다. 회심후 바오로를 선교사로 이끄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바오로에게 은인과도 같은 사도입니다. 하늘 나라의 꿈에 사로 잡혀 하늘 나라를 살았던 바르나바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심없는 인품이 다음 대목에서 잘 드러납니다.
‘안티오키아에 도착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려하였다.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위에 모여들었다.”
그대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하늘 나라의 사도 바르나바요, 이름뜻 그대로 ‘위로의 아들 또는 격려의 아들’답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을까요? 바로 오늘 복음이 답을 줍니다. 하늘 나라 꿈의 원조인 예수님 자체가 바로 하늘 나라입니다. 예수님의 사도들을 향한 장엄한 명령은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져 받았으니 거져 주어라.”
역설적으로 문명의 야만시대요 여전히 반복되는 인간의 불행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활짝 열린 빈 통로가 되어 ‘거져 받았으니 거져 주면서’ 하늘 나라이신 예수님을 그대로 전하여 만나게 할 때 놀라운 치유의 기적입니다. 죄도 많고 병도 많은 세상입니다. 살아 있으나 실상 죽어 있는 사람들이요 온갖 질병에 다양한 마귀들린 사람들입니다. 바로 하늘 나라이신 주님을 만날 때 온전한 삶의 치유이자 회복이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어 주님은 무소유의 믿음을 통해 자유로운 주님의 통로가 될 것을 명령하십니다.
“전대에 금이나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소유냐 존재의 갈림길에서, 전적으로 하느님께 의탁하고 소유의 쾌락과 부자유가 아닌 존재의 기쁨과 자유를 선택해 살라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의식주로 감사하고 만족하면서 착한 신자들의 환대에 기뻐하면서 온전히 주님의 도구와 통로가 되어 이웃에게 주님의 평화를 선사하며 하늘 나라를 살라는 것입니다.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리라.”
에수님을 닮아 그 삶자체가 하늘 나라요 주님의 평화라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선물같은 삶이겠는지요?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늘 나라의 일꾼이자 주님 평화의 도구로 살게 하십니다. 일일시호일,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요 하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다음 주님의 말씀이 참 좋은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6,33-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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