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목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 <복음>은 ‘산상 설교’에서 예수님께서는 옛 율법을 완성하는 ‘새로운 의로움’을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의로움’, 곧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이룸은 산상설교의 핵심주제이기도 합니다.
이 설교의 중심인 6장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마태 6,33)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능가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곧 그들의 의로움에 한계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도 말합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아무도 율법으로 의롭게 되지 못한다.”(갈라 3,11),
“율법을 통해서는 죄를 알게 될 따름입니다.”(로마 3,20)
그렇다면, 대체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는 의로움은 무엇일까?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여섯 가지 대당 명제를 통해 제시하시는데, 오늘 <복음>은 그 ‘첫 번째 의로움’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살인하지 말라”는 옛 율법의 ‘살인’을 구체적 ‘행동의 결과로 드러난 살인’만이 아니라, ‘원리상 살인’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면적이고 근본적인 동기까지도 포함시키십니다. 곧 자기 형제에게 ‘성’내고, ‘바보’ ‘멍청이’라고 부르는 것까지도 ‘살인하지 말라’는 내용에 포함시키십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말합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모두 살인자입니다.”(1요한 3,15)
물론, 모든 ‘성’(화)냄이 살인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랑의 ‘화’냄도 있고, 교정을 위한 ‘성’냄도 있고, 단순한 습관이나 짜증의 ‘성’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의도되지 않더라도 “혀”로 인하여 죽는 이들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 해야 할 일입니다.
<집회서>에서는 말합니다.
“많은 이들이 칼날에 쓰러졌지만, 혀 때문에 쓰러진 이들보다는 적다.”(집회 28,18)
예수님께서는 단지 ‘살인하지 말라’고만 하지 않으시고, 이 율법의 근본정신이 “화해와 사랑”에 있음을 밝히십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마태 5,23-24)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제단의 예물이 아니라 예물을 바치는 사람의 “의로움” 입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예물이기 때문입니다. 곧 우리가 당신 앞에 나서기에 합당한 자 되기를 바라십니다. 동시에, 형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임을 깨우쳐줍니다.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마태 5,23)이라는 말은 자신만이 아니라 형제를 위하여 화해와 사랑이 필요함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카인에게 ‘너의 예물이 무엇이냐?’ 묻지 않으시고,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창세 4,9) 하고 물으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이 성찬례를 거행하기 전에, 혹 불목한 형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얼른’ 화해하고 용서해야 할 일입니다.
하오니, 주님! 얼른 화해하게 하소서! 제 자신이 당신께 드리는 참된 예물이 되게 하소서!
시시비비를 따짐이 아니라 화해를 이룸이 의로움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5,24)
주님!
먼저 화해하게 하소서.
지체치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먼저 화해하게 하소서!
원망을 품은 이의 아픈 마음을 보게 하시고,
제 불찰을 먼저 살피게 하소서.
시비를 따지기보다, 이기려 하기보다,
화해한 제 자신이 당신께 드리는 참된 예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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