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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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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요한 세례자 축일 - 진짜 헛수고는? / 김찬선 신부님 ~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헛수고. 저는 헛수고를 정말 싫어합니다.물론 저만 그런 것이 아닐 겁니다. 제가 자주 듣는 얘기 중의 하나가 포르치운쿨라 행진과전에 산청 성심원에서 했던 포르치운쿨라 축제입니다. 그것이 그렇게 인상이 많이 남는 모양입니다.그리고 이 얘기를 하면서 그것이 없어진 것이 아쉽다고,지금 새로 프란치스칸이 된 분들에겐 그런 체험이 없어서 안 됐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수천 명이 모여서 그런 축제를 할 수 있었던 것이,그리고 그것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기억과 감명으로 남았다는 것이 한편저의 보람으로 남지만 그것이 없어진 것은 다른 한편 헛수고로 남습니다. 그..
~ 연중 제 12주일 - 두려움의 이동 / 김찬선 신부님 ~ 연중 제12주일.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 두려움의 이동오늘 연중 제12주일의 얘기와 가르침은 우리 인생과 공동체가한번은 겪게 될 어려움과 그 대처에 관한 가르침입니다.제자들의 배는 주님을 태우고 호수를 건넙니다.그런데 돌풍과 풍랑으로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는데없었으면 좋겠지만 이런 일이 우리 인생에 없을 수 없습니다.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한두 번은 무척 당황하고 두려움에 떨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경험했다면 침착할 수 있어야겠지요?어떻게?첫째는 인간적인 방식으로 의식적이고 의지적으로 담대해지고 침착해지는 겁니다.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처럼 정신 차리고,자신에게는 담대해지자, 침착해지자고 주문을 걸면서,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까짓 것' ..
~ 연중 제 11주간 토요일 - 하느님도 어쩔수 없는 / 김찬선 신부님 ~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걱정하지 마라.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니의식주 같은 것은 걱정하지 말라 하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진정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아시고,우리가 걱정할 필요 없도록 청하기도 전에 다 주시는가요?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는 것은 틀림없습니다.그러나 필요한 것을 다 주시는지는 의문입니다. 필요한 것을 다 주신다면 아프리카의 굶주린 이들이 없어야 하고,우리의 경험 안에서도 안 들어주신다는 느낌이 없을 텐데 실제로는굶주린 이들이 너무 많고 우리 기도도 안 들어주신 적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일까 주님께서는 토를 다십니다.“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 연중 제 11주간 금요일 - 재물이 보물이 되도록 / 김찬선 신부님 ~ “너희는 보물을 하늘에 쌓아라.” 제 생각에 오늘 주님께서는 재물을 보물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한갓 재물일 뿐인데 어리석은 인간은 그것을 보물로 여긴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혜로운 프란치스코는 돈을 똥쯤으로 여겼지요.그것은 돈이 이 세상에서만 쓸모가 있지 천국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거나보물로 여기며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마귀처럼 원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주님께서는 프란치스코가 똥으로 여긴 재물을천국의 보물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똥이 보물이 될 수 있겠습니까?그것은 세상에 쌓지 않고 하늘에 쌓음으로써입니다. 재물을 세상에 쌓으면 똥이 되지만하늘에 쌓으면 보물이 되는 겁니다. 문제는 재물을 어떻게 하늘에 쌓느냐인데어떻게 하는 것이 재물을 하..
~ 연중 제 11주간 목요일 - 기도를 잘 하려면 / 김찬선 신부님 ~ “너희는 기도할 때에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 기도에 대한 가르침은 어제 말씀에 이어지는 것입니다.어제 단식과 자선과 기도에 대해 가르침을 주시면서사람 앞에서 하지 말고 하느님 앞에서 하라고 말씀하셨는데오늘은 기도에 대해서만 가르침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제는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기도를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오늘은 빈말을 되풀이하는 기도를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기도에 있어서 빈말이란 어떤 것이고,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빈말을 할 수 있을까요? 보통 빈말이라면 마음에도 없는 말이라고 할 수 있지요.만나고 싶은 마음 하나도 없으면서 한번 만나자고 하는. 빈말이 이렇게 마음에도 없는 말이라면하느님께 어떻게 빈말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하느님..
~ 연중 제 11주간 수요일 - 칭찬 결핍증 / 김찬선 신부님 ~ “네가 자선을 베풀 때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칭찬받으려고 선행하지 말라고 오늘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그리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좋기에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그러니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악령이나 세상은 칭찬을 위해 선행하라고 하겠지요. 그렇다면 칭찬받으려고 선행하는 것이 왜 나쁘다고 말씀하실까요?칭찬받으면 기분이 좋고 행복한데 말입니다. 우선 선행하는 것이 나쁜 것은 분명 아니고,제 생각에 칭찬받는 것도 나쁜 것이 아니며,다만 칭찬받으려는 것이 나쁜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다시 칭..
~ 연중 제 11주간 화요일 - 나의 정체성 / 김찬선 신부님 ~ 오늘 주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시고원수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시는데많은 사람이 왜 그래야 하는지 물을 것입니다. 죽이고 싶은 사람을 왜 사랑하고,천벌을 받아 죽었으면 좋은 사람을 위해 왜 기도하냐고. 지금까지 이런 물음에 그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나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주로 대답해 왔습니다. 사실 원수가 있는 것보다 원수가 없는 것이 낫지요.원수가 있다는 것은 나의 불행이고,원수를 미워하는 것은 그의 불행이 아니라 나의 불행입니다. 그리고 원수를 미워하는 나보다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는 내가 더 완전하고 성숙합니다. 그러니 나의 행복과 나의 완성을 위해 원수를 사랑하고 기도하는 겁니다.지금까지 해온 이 말이 틀린 말이 아니고 맞는 말이지만오늘 조금 다른 각도에서 왜 원수를 사랑하고 기도해야 ..
~ 연중 제 11주일 - 작은 씨가 큰 나무되려면 / 김찬선 신부님 ~ 연중 제11주일.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 오늘 복음은 겨자씨 비유인데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되게 하려면.첫째는 씨를 뿌려야 합니다.씨를 뿌려도 싹이 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데씨를 아예 뿌리지 않으면 애초에 아무것도 안 됩니다.그러므로 씨 뿌리는 인간의 행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이것이 있어야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도 유효해지겠지요.이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곧 인간이 할 바를다한 다음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말과도 통하는 겁니다.그런데 우리가 씨를 뿌리지 않는다면 왜 뿌리지 않습니까?한마디로 말하면 가능성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씨를 뿌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불신인데이는 가능성 곧 희망에 대한 불신과 같은 것입니다.그러니까 이것은 우리의 신망애 삼덕 중에 믿음과 희망과 관련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