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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마을

[스크랩] 기축년- 혜당 양연화



 
기축년 
                     혜당 양연화
기축 새해는 특별한 설렘 
내 어머니 만혼에 삼년 기다린 아이 
푸른 오월 첫날 먼동이 트기 전 
산기 겪는 막내며느리 안타까워 
시어머니는 두레박 들고 비탈진 언덕길 달려 
어둠 헤치고 길어온 정화수 놓고 
성심 다해 두손 모아 빌어 
오월 초하루에 태어난 아기 
말수 적고 속 깊어 묵묵한 성품으로 
육 남매의 맏이로 부모 고난 이해하고 
긍정과 낙천의 무던함으로 
갈고 다듬어진 품성 
타인을 이해하고 역지사지를 생각하는 
순하고 착한 암소가 되었다네 
곧은 마음 욕심 없고 
일편단심 묵은 인연에 더 깊은 정 쏟아 
물처럼 구름처럼 진흙에서 피는 연꽃처럼 
작명 받은 아호 혜당(惠堂)처럼 
노력하며 살아온 육십 평생 
태어난 원년은 그때의 순간들이 
한해 동안 모두일 것이기에 
기축년 새해 열리니 설렘이라네 
열두 달력에 삼백예순 다섯 날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며 
일소 일소 날마다 미소 짓는 
행복 가득한 한 해 되면 좋겠네

 

출처 : 기축년- 혜당 양연화
글쓴이 : 뭉게구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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