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르멜의 영셩

[스크랩] 가르멜의 영성 25

가르멜의 영성

 

박종인 라이문도신부님 [ 가르멜의 영성25]

 
우리가 누구와 인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을 별로 마음에 두지
않고 겉치레로 그냥 소홀하게 하는 것과, 상대방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마음이 통한 상태로 진실하게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듯이,
우리가 하느님과 이야기하는 기도에 있어서도 하느님을 진실한 마음으로
바라 뵈오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과 그냥 건성으로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기도 안에서 당신과 일치하여 서로 바라보면서
진실하게 이야기 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님과 서로
마주보며 친밀한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하느님과 친밀하게
서로 만나기 위해서는 하느님과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아주 가까이 계시며(2고린토 13, 5참조),
우리 안에 계십니다. 우리의 영혼 한 가운데에 현존(現存)하십니다.
임금님이 계신 곳이 궁궐이라면 하느님이 계신 곳이 하늘입니다.
(완덕의 길 28장 참조)


하느님께서는 하늘에도 계시지만 "영혼의 작은 하늘"(완덕의 길 28, 5)인
우리 마음 안에도 실제로 계십니다. 우리 안에 계시면서 우리에게서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으십니다.
성체 안에 참으로, 실제로, 실체적으로 계신 것처럼,
우리 영혼 안에도 참으로 현존하십니다.
성체는 그래도 감각할 수 있는 형체가 있지만,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은
아무런 형체도 없으십니다. 그러나 실제로 계시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바울로 사도께서는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이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성령이 계시는 성전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1고린토 6, 19)라고 하셨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요한 14, 23)라는 복음 말씀은
삼위일체의 내주생활을 가리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계명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 34 : 요란 15, 17 참조)
하신 이웃 사랑입니다. 이웃을 진심으로 사랑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친밀하게 만나 주시고 정다웁게 통교하십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즐겨 거처하시고,
우리와 사랑을 나누십니다. 그리고 선행과 사랑을 실천할 힘을 주십니다.
참다운 이웃 사랑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가까이 가게 해주며,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이때 영혼은 하느님을 흠숭하고 사랑하게 되며,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고
하느님 보비기를 열망하게 됩니다. 영혼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만을
원하게 되고, 당신이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알기를 바라며,
하느님의 뜻에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맡겨 드리게 됩니다.


"나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 당신의 것입니다. 그러하오니,
나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당신의 뜻대로 처리하소서."(성녀 예수의 데레사)
이러한 영적 합일에 도달한 영혼은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아무리
고통스럽고 싫더라도 모두다 기쁘게 받아들이고,
하느님이 원하시지 않는 것은 아무리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원하지 않고 다 끊어 버리게 됩니다.


영성의 길에 있어서 정화(淨化, purification)는 가장 기초적인 준비이고,
영적으로 진보한 사람은 남을 위해서 희생을 하고 십자가를 지며 사랑을
실천합니다.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一致)에 이른 사람은 하느님의 뜻과
온전히 일치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와 가장 완전한 일치를 이루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성부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아드님의 말을 들으라고 하십니다. (마태 17, 5 참조)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가까이 모셔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가장 가까이 모시고 사신 분은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성모 마리아를 본받아 성모 마리아와 함께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앞에 가까이 모시고 바라 뵙는 것이
묵상 기도이고 하느님 현존 수업입니다. 

 

 

//
출처 : 가르멜의 영성 25
글쓴이 : 시냇물 원글보기
메모 :

'가르멜의 영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가르멜 영성 27  (0) 2009.01.19
[스크랩] 가르멜의 영성 26  (0) 2009.01.19
[스크랩] 가르멜의 영성 24  (0) 2009.01.19
[스크랩] 가르멜의 영성 23  (0) 2009.01.19
[스크랩] 가르멜의 영성 22  (0) 2009.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