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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섯째 주, 넷째 날] 재판관에서 연인으로

여섯째 주, 넷째 날

재판관에서 연인으로


로마 8,31-39

그러니 이제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우리편이 되셨으니 누가 감히 우리와 맞서겠습니까?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당신의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 주신 하느님께서 그 아들과 함께 무엇이든지 다 주시지 않겠습니까? 하느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을 누가 감히 고소하겠습니까? 그들에게 무죄를 선언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신데 누가 감히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 예수께서 단죄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셨을 뿐만 아니라 다시 살아나셔서 하느님 오른 편에 앉아 우리를 위하여 대신 간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우리의 처지는,

"우리는 종일토록

당신을 위하여 죽어 갑니다.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습니다"

라는 성서의 말씀대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천사들도 권세의 천신들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능력의 천신들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해설

‘우리 배심원은 피고가 무죄라고 선언합니다.’

이러한 법정의 무죄선언은 법정에 끌려온 자들에게 일시에 무한한 기쁨과 안도감을 안겨준다. 배심원들의 이런 선언과 더불어 피고인은 무죄로 판명되고 석방된다.

우리의 마음도 기뻐할 만하다. 우리에 대한 ‘재판’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도 ‘무죄’선고를 받았다. 우리는 무죄임이 드러났으며 석방되었다.

이렇듯 놀라운 무죄선언은 바오로가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실려 있는 사랑의 찬가 속에 깔려 있는 확신이다.

이 성서 구절의 의미는 우리를 위해, 재판관이신 그리스도의 모습과 연인인 그리스도의 모습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리는 31-35절을 통해 하느님은 우리 편이시며 우리를 무죄로 풀어 주셨음을 확신한다. 어느 누가 우리를 죄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럴 자격과 권리가 있다면 그것은 예수님뿐일 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고통을 통해 우리의 잘못을 스스로 지셨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죄를 짓는지 아신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우리의 재판관처럼 행세하시지 않으신다.

 

비록 예수께서 우리를 위한 변호의 이유를 제기하시지만, 사건을 맡은 변호사로서가 아니라 깊이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신다.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오른편에 서서 소청을 드리며 하느님께 우리를 무죄로 봐주십사, 즉 자유를 주십사 하고 간청하신다. 그 자유는 사랑하고 사랑을 받아들이는 자유이다.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이시며 만물에 앞서 태어나신 분이십니다.”(골라 1,15)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생각하시며 사랑하시는 것과 똑같이 우리를 생각하시고 사랑하신다. 우리도 하느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창세 1,27).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 딸이며, 하느님의 아들 딸답게 사랑으로 하느님께 응답하여야 한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1 요한 4,19) 때문에 사랑의 원천은 하느님이시다.

다르게 말하자면, 사랑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온다. 사랑은 우리 실존의 핵심이며 숨결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 즉 하느님으로부터 도저히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예수님과 하나가 됨으로써 이러한 사랑이 완전하게 드러난다. 유혹이나 고통도 이러한 사랑을 우리에게서 빼앗을 수 없으며, 오히려 사랑을 더 깊게 해줄 것이다. 우리가 당하는 고통과 유혹은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어떤 신비스러운 방법으로, 예수님 자신의 고통과 유혹의 한 부분인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 때문에 친아들까지 아끼지 않으신 분이 우리에게 무언들 거절하시겠는가?



기도안내 : 예수님과의 대화

매일기도 양식 : ‘매일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참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긴장을 풀고 조용히 자신을 가라앉힌다.

하느님께 대한 나의 의존성을 분명히 한다.


구하는 은총

나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은총을 구한다.


기도방법 : ‘여러가지 형태의 혼자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중에서 [관상] 참조.

예수께서 내 곁에 바싹 앉아 계신다고 상상한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시는 친구로서 내 앞에 계신다.

예수님께 말씀드린다.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과, 나의 가장 큰 기쁨과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예수님께 말씀드린다.

내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큰 소리로 말한다.

예수께서 나에게 이르시는 말씀을 귀기울여 듣는다. 즉 예수께서 내 마음속에서 나에게 말씀하고자 하시는 바를 천천히, 귀기울여 듣는다.

대화가 끝날 때 예수님의 이름을 조용히, 천천히 그리고 되풀이하여 부른다.

예수님과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기도 후 반성

이 기도 중에 알게 된 모든 느낌, 체험 또는 깨달음들을 영적일기에 적는다.

출처 : [여섯째 주, 넷째 날] 재판관에서 연인으로
글쓴이 : 가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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