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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규만 주교님] 마리아 공경의 신약성서적 근거 5 - 마태오 1,18~25

  5> 마리아의 예수 잉태 (마태 1,18-25)

 

성령으로 말미암아 약혼녀 마리아가 아기를 가진 것에 요셉은 당황한다. 이런 당황스러운 사건을 통해 마태오는 구약을 다시 한번 끌어들여 이사야 7,14의 성취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1,18 이하의 족보와 관련해서 마태오는 예수가 다윗의 후손임을 요셉을 통하여 증명하고자 한다. 그런데 족보의 형식을 보자면, 갑은 을을 낳고, 을은 병을 낳고의 도식대로 요셉이 예수를 낳고가 아니라, 요셉은 마리아에게서 예수를 낳고이다. 왜 마태오는 갑자기 문체를 바꾸었을까? 이 이유는 중요하다. 그리고 1,18-25에서 설명되고 있다. 실제로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어 요셉의 아버지 야곱에 이르는 예수의 조상들은 자연의 통상 법칙에 따라 자식을 낳았다. 그런데 그리스도이신 예수의 경우에는 특유할 뿐 아니라 전례 없는 예외가 있다. 즉, 예수는 인간적 부친을 갖지 아니하며 마리아의 태중에 그분이 잉태되신 것은 요셉의 씨앗으로부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우리는 마리아와 요셉 사이에서의 예수 잉태에 관해서 두 가지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첫째로 마리아의 임신은 요셉의 의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간음의 행위에서 비롯된다. 두 번째로 요셉의 의한 것이 아닐지라도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후자가 바로 크리스챤적 해석이다.

 

마리아의 이러한 잉태는 족보에 나타난 4명의 구약의 여인처럼 어떤 비규칙적, 비정상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그런데 하느님은 그들의 상황을 메시아 탄생을 목적으로 하는 데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였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마태오는 바로 마리아가 하느님이 이루시려는 구원 계획의 결정적 도구로서, 이미 이사야가 예언한 바의 성취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마태오의 우선적 관심은 예수의 탄생이 다윗의 후손이며, 메시아라는 것을 전하는 데 있었다. 그런데 이 메시아 성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마리아보다 요셉으로 등장시킨다. 요셉은 어려운 상황에서 늘 하느님의 계시를 꿈속에서 받고, 그 분의 지시를 따라 행동한다.  아내를 맞아들이는 일, 피신하는 일, 또 귀향하는 일에 있어서 요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루가의 경우 천사가 나타나서 예고를 받는 것은 요셉이 아니라 마리아이기 때문이다(마태오가 유태인으로서 당시 사회 관습을 따라 남녀의 구별을 분명히 하고 있는 데 비해서, 루가는 여성에게 더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다루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1,18-25에는 마태오의 상당한 의도적 경향이 있다.  그런가 하면 아울러 전승적인 요소 역시 들어 있다고 보여진다.

 

    전승의 요소로서 ① 요셉의 꿈 (창세 37,19).

 

                    ② 이집트 피난 (모세의 파라오로부터의 피신, 모세가 파라오가 죽은 후 되돌아 옴 : 출애 4,19).

 

                    ③ 동방박사 이야기와 발람의 이야기 : 동쪽으로부터 (민수 23,7).

 

                    ④ 꿈을 통한 천사의 메시지 (요셉의 꿈과 환시 참조).

 

                    ⑤ 성령을 통한 하느님 아들의 탄생.

 

                    ⑥ 마리아의 예수 동정잉태.

 

여기서 하느님의 아들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탄생하셨다. 마리아가 예수를 동정으로 잉태하셨다는 전승만 직접적으로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복음 이전의 교회)와 관련된 전승으로 보인다. 다른 전승은 구약과 긴밀한 관련을 지니고, 마태오가 자신의 신학적 견지에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꿈이나 천사를 통한 탄생 예고는 구약 성서에서 거의 상투적인 표현으로 자주 만나게 된다. 하느님의 아들이 성령에 의한 잉태된다는 사상은 성서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또 이 놀라운 사실은 무엇보다도 예수의 부활과 관련되고 있다.

 

    - 사도 13,32-34 : 우리도 하느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그 기쁜 소식을 여러분에게 전하러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를 다시 살리셔서 자녀 된 우리에게 그 약속을 이루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시편 제2편에도,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시고 다시는 썩지 않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예언서에, 내가 다윗에게 약속한 거룩하고 확실한 축복을 너희에게 주리라고 하신 말씀과 또 다른 시편에서 주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이를 썩지 않게 하시리라고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 로마 1,3-4 : 그것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아들에 관한 소식입니다. 그분은 인성으로 말하면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신 분이며 거룩한 신성으로 말하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써 하느님의 권능을 나타내어 하느님의 아들로 확인되신 분입니다.

 

- 루가 3,22 : 성령이 비둘기 형상으로 그에게 내려 오셨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말해 성자성은 성령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나타남을 본다. 예수의 성자성은, 바오로(예수 부활), 마르코(예수의 세례), 루가와 마태오 (예수의 탄생, 잉태), 요한 (선재, 태초에)의 순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본다.

 

성령을 통한 하느님 아들의 탄생이라는 사상은 초기 교회에도 상당히 널리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령을 통한 탄생은 신성을 지닌 아들을 묘사하는 신학적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하느님의 아들로서 예수에게는 인간적 아버지가 없다는 표현으로서 동정잉태는 예수의 성자로서의 신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방법이다. 물론 중동지방에서 왕들이 하느님의 아들로 묘사된 곳이 많다. 구약성서도 왕을 하느님의 아들로 묘사한다. 이것은 그리스 로마의 신화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마태오는 하느님이 마리아의 파트너로 계산되지 않는다. 그 잉태는 단순히 성령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동정잉태는 성령을 통한 성자의 신성을 재확인 하는 신학적 묘사로서 마태오는 이사야 7,14을 인용하면서 almah(젊은 여자)를 parthenos(처녀)로 번역하여 예수가 바로 그 예언의 성취임을 강조한다. 이미 보았듯이 혹자는 사라와 레베카의 경우도 남성의 중재 내지 개입 없이 하느님에 의해서 성조 이사악과 야곱이 탄생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어떻든 동정잉태는 신학과 역사의 혼합물이다. 역사적 사실로서 마리아가 약혼 중에 임신을 한 사실과 임신 후 요셉과 결혼을 하였다. 루가 1,27에 의하면 첫 아기를 낳을 때까지 동정이었다. 이러한 사실과 예수의 성자성 내지는 신성이라는 신학과 결합한 것이다.

 

어떻든 현대과학이나 역사로써 마태오가 전하는 동정잉태의 역사성을 확인해 볼 도리는 없다.  마태오, 루가 뿐 아니라 초 세기부터 동정녀 마리아의 예수 잉태라는 표현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즉, 다시 말해서 예수가 마리아에게서 동정적으로 잉태되고 탄생된 사실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사야의 임마누엘로서 그 불투명했던 알마가 처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구약에서 예고되었던 메시아라는 사실과 더불어 마리아는 일찍이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 [조규만 주교님] 마리아 공경의 신약성서적 근거 5 - 마태오 1,18~25
글쓴이 : 시냇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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