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서적 근거
신약성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기에 성모 마리아에 대한 진술이 많지 않다. 그러나 몇몇 내용들을 통해 마리아의 인격, 성품을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 초기 공동체 때부터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로 불렸으며, 기도하는 사람, 예수를 믿는 사람,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한 사람으로 이해되고 있다. 헬레니즘적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복음선포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이고 하느님의 육화이다.
1> 구약성서
구약성서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정확히 성모 마리아에 대한 예언이 드러나는 곳을 아래와 같이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마리아 공경에 대한 근거는 구약성서에서도 나타나있기 때문이다.
1> 1. 창세기 3,15 (원시복음)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inimicitas ponam inter te et mulierem
et semen tuum et semen illius
ipsa conteret caput tuum
et tu insidiaberis calcaneo eius)
이 성서 구절을 두고 原福音 또는 原始福音이라고 한다. 이유는 원조 아담과 하와의 범죄 이후 구원에 대한 최초의 기쁜 소식이기 때문이다. 교회 전승을 따르면, 이 구절이 성서에 있어서 그리스도와 그의 모친에 대한, 여인과 그의 자식에 대한 최초의 언급이라고 한다. Vulgata(불가따) 번역본 성서가, 영어로 말하자면 “it”이라고 하는 비인칭 대명사를 “she”(ipsa)라고 하는 여성형 제 3인칭 단수 대명사로 대치한 오역부분이 마리아와 관련된 부분으로 해석 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실 하와는 자신을 유혹했던 뱀의 머리를 짓밟는 자와 거리가 멀고, 그 여인은 하와보다는 다른 “어떤 여인”이어야만 한다. 여기에서 그 다른 여인, 다른 하와, 제 2의 하와가 바로 “마리아”이어야 한다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해석 입장이다. ‘제 2의 하와’라는 표현은 그가 자신의 선조로 첫 번째 하와가 저질러 이루어 놓은 손상을 복구하였다는 의미에서 교부들이 마리아에게 즐겨 사용했던 표현이다. 오늘날 이 잘못된 번역에 대해서 그냥 방치해 두고 있다. 오늘날 어느 정도 이 구절이 그리스도의 모친에 관련된 것임이 분명한 까닭이다.
대한성서공회에서 펴낸 공동번역 성서 <창세기 3장 15절>의 “여인의 후손”이라는 말에서 “여인”이라는 단어는 악마를 의미하는 뱀의 머리를 짓밟는 자의 모친으로서 여인이다. 악마의 머리를 짓밟는 자의 모친으로서 이 여인은 내용상으로 하와와 거리가 멀다. 악마를 쳐 이긴 분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한다면 그 여인은 예수의 모친 마리아가 되는 셈이다. 교회 전승은 이 여인을 마리아로 해석하고, 마리아를 일컬어 “제 2 하와”라고 일컫기도 한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제 2 아담”이라고 부르는 데 기인한다. 예컨대, 로마서 5,12-21을 보면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아담과 대조하면서 예수를 제 2 아담으로 부르고 있다. 이러한 바오로의 해석을 적용하여 하와가 아담으로 하여금 하느님께 불순종케하고 범죄케 했다면, 제 2하와인 마리아는 예수를 하느님께 순종케하고, 인류를 구원하는데 협력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원시복음(최초의 기쁜 소식)은 성서의 첫 권에 언급되고 있는데, 성서의 마지막 권인 요한 묵시록에 훌륭하게 조화되어 나타난다. 요한 묵시록 12장에 창세기 3장 15절이 예고한 바를 실현하고 있는 장면이 묘사된다(여자와 용).
구약의 70인역도 “It shall crush thy head”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본문을 (αυτο) 희랍어 αυτοσ로 해석하고 있으며 이 남성형 대명사는 메시아적 인물로 제시되고 있다. 여기서 최후의 전투, 즉 종말론적 전투가 묘사되고 있다. 뱀으로 상징되는 악마와 “여인의 후손”으로 상징되는 메시아적 인물과의 대결이다. 여기서 악마는 메시아적 인물에 의해서 정복된다. 가톨릭 신학자 대부분은 이 인물은 작가가 메시아, 즉 그리스도를 지시할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여인은 그리스도의 모친, 즉 마리아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만일 텍스트의 문맥을 따라서, 문자적으로 그대로 이해하자면 그 여인은 하와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텍스트 안에서 하와이외에 다른 여인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성서 구절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종의 신탁(divine oracle)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 부분은 소위 야휘스트계에 속하는 문헌으로서 하느님 자신의 입으로 친히 말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여인”이라는 말은 단지 “하와‘만을 지시한다기보다 그녀의 후손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고, 다시 말해 인류의 역사 전체를 의미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뱀은 악마요, 여인의 후손은 메시아를 지시한다. 뱀과 후손의 반목은 뱀을 짓밟음으로써 끝난다. 그리고 종말론적 미래에 있어서 하느님의 권리가 전적으로 다시 수립됨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해석을 받아들이면서 현대 신학자들이 부딪히는 것은 약속의 하나로서 이 “여인”은 하와와 마리아 양편 모두를 지시하는 것이라고 하는 의견과 문자적으로 하와만을 지시하는 것이라고 하는 의견이다.
J. Coppens라고 하는 신학자는 하와와 마리아 모두를 포함하는 의미로 받아들이면서 어떤 개별적 인간으로서의 여인, 즉 구세주의 모친은 규정적으로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지시되고 있다고 해석한다.
어떻든 이 원시복음은 미래에 있을 어떤 사실을 예견하고 있다는데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 미래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한다. 어떤 사람은 그 자체로 자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환상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톨릭 신학자들은 이 텍스트는 예언적이며 메시아를 지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떻든 최종적 그리스도교적 계시의 빛은 구약성서 안에서는 다소간 불투명한 베일을 통해서만 인식되고 있다. 그들은 이 구절을 메시아 자신의 모습에 적용함으로써, 비록 숨겨져 있지만 메시아의 모친의 모습이 남아 있어야 함을 기대하고 있다.
본래의 텍스트는 창세기 3,15이 집단적 인물의 의미보다 어떤 개별 인간을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 텍스트가 악의 권력을 대표하는 어떤 적을 물리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 승리자는 그 사탄을 쳐 이길 수 있는 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본 것처럼 70인역에서 중성형을 남성형 autos로 번역하였는데 이것은 한 개별 인간을 지시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그 후손은 여인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승리가 이룩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스 번역본은 마지막 문장을 남성형 대명사로 시작하면서 이 승리는 일반적으로 넓은 의미에서 여인의 후손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인의 후손들 가운데 구체적인 한사람에게 의한 것임을 의도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교부들이 분명하게 메시아적 인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메시아와 더불어 그의 모친은 암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유대 전승, 그리고 그리스도교 전승은 여기서 메시아를 예견하고 있다. 그 메시아는 악마를 거슬러서 완전한 승리를 쟁취할 역사에 있어서 유일한 인물이다. 이 점이 요한복음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지금은 이 세상이 심판을 받을 때이다. 이제는 이 세상의 통치자가 쫓겨나게 되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 높이 들리게 될 때에는 모든 사람을 이끌어 나에게 오게 할 것이다”(요한 12,31-32).
요한복음은 예수의 생애 전체를 이 세상의 통치자들을 거슬러 싸우는 투쟁으로 묘사한다. 이 투쟁은 예수에 의해서 갈바리아 산에서 승리를 거둔다. 신약성서 특히 요한계 문헌은 옛 뱀은 사탄으로 그리스도에 의해서 패배하였고 하느님의 뜻에 의해 그리스도는 그 모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그 큰 용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세계를 속여서 어지럽히던 늙은 뱀인데 이제 그 놈은 땅으로 떨어졌고, 그 부하들도 함께 떨어졌습니다.(묵시록 12,9)
“지금은 이 세상이 심판을 받을 때이다. 이제는 이 세상의 통치자가 쫓겨나게 되었다”(요한 12,31).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클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이시다’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25-27).
이 여인은 누구인가?
J. Galot : 문자적으로는 하와를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내재적으로 마리아를 암시하고 있다. 이것이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가의 의도와 관심은 뱀에 대한 승리에 있기 때문이다.
A. Robert : 우리는 하와의 모습에서 마리아의 모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죽음은 아담으로부터 모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을 지배하였는데, 아담이 지은 것과 같은 죄를 짓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담은 장차 오실 분의 원형이었습니다.(로마 5,14). “아담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죽은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살게 될 것입니다. 첫 사람 아담은 생명 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나중 아담은 생명을 주는 영적 존재가 되셨습니다.”(1 고린 15,22.45). 이처럼 하와가 자연적으로 모든 이들의 어머니가 되셨던 것처럼, 마리아는 은총으로 그분의 아드님으로 말미암아 치유된 자들의 어머니가 되신다.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이나 후에 모든 의인들은 그 여인, 마리아라고 하는 여인의 후손이 된다.
어떤 신학자는 이를 두고, “하느님의 계획을 따라, 나자렛의 소녀, 즉 새로운 하와는 새로운 아담이 뱀을 쳐부수고 승리한 것과 긴밀히 관련될 것이다. 처음부터 인간의 기대는 하와의 후손들 가운데 가장 축복 받은 자, 즉 구세주의 어머니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 인용: 조규만, [마리아 : 은총의 어머니], 가톨릭 대학출판부,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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