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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영성이야기

[스크랩] 제2장 기도란 무엇인가?

 

 

제 2 장 기도란 무엇인가?

 

  하느님을 알기 위한 방법으로는 기도와 삶이라는 두 가지 길이 있다고 앞서 설명하였다. 그러면 이번 장에서는 기도와 삶에 관하여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우선 기도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즉시 떠오르는 생각은 기도의 여러 가지 벙법이다.  예를 들면 '주님의 기도'와 '묵주 기도' 등과 같은 소리 기도(염경 기도)나, 눈을 감고 앉아서 하는 묵상이나 묵도와 같은 기도가 있다. 또한 개인적인 기도뿐만 아니라 미사와 같은 공동 기도도 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기도의 형태가 있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기도 시간에 무엇을 할까? 사람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이러한 기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기도의 기본은 어쨋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감사와 바람이 새익고, 대화와 친교가 발생한다. 단지 자기 혼자만 있다면 소리 기도는 단순한 독백이 될 것이다.  자기 혼자뿐이라면 묵상도 단지 자기 반성이 되어 버리고 기도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침묵하며 기도한다 하더라도 마음이 하느님을 향해 있기 때문에 기도가 된다. 하느님이 자신 밖에 계신 분이든 자신 안에 현존하시는 분이든 기도할 때에 하느님은 기도의 대상인 것이다.

 

  이것을 늘 의식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기도 중에는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미사 강론 시간에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하고, 묵주 기도를 바칠 때 입은 자동적으로 움직인다 하더라도 기도 내용과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일은 아주 평범한 일이다. 물론 기도 중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도할 때 잡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도 중에는 잡념을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하느님을 향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차를 몰고 동물원에 간다고 생각해 보자.  차를 몰고 가는 동안에는 차에 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창 밖에 보이는 경치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할 것이다.  빨간 신호등에서 멈추기도 하고 주변에 있는 차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그래도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차는 얼마 후 동물원에 도착할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지인 동물원에 도착하는 것이다.  가는 도중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동물원에 도착하면 되는 것이다. 기도란 차를 타고 하느님이 계신 동물원을 향해 가는 것과 같다.  따라서 우리는 기도 중에 일어나는 생각에 대하여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신이 목적지인 하느님을 향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잘 식별할 필요가 있다.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 한 도중에 무슨 일이 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묵주 기도 같은 소리 기도가 좋을지,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기도가 좋을지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기도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동물원에 가는데 자가용이 아니더라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어쩌면 걸어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동물원에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 어떤 수단이 좋은가는 때에 따라 다르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다라서 기도 방법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느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사실 기도할 때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서 일상적인 삶 속에서도 우리는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의 생활 자세가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우리에게는 하느님을 아는 길이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원래 하나의 길이 있을 뿐이다. 기도에 있어서도 일상적인 삼에 있어서도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우리의 유일한 길이고 유일한 목적이다. 그러므로 일상적인 삶 속에서도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자.  이렇게 기도나 삶 속에서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려고 힘쓰는 것을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는 "활동 중의 관상적인 태도"라고 표현하였다.

 

  우선 필요한 것은 나의 신앙생활의 근본적인 결단으로 하느님을 향하겠다는 선택을 하는 것이고, 이 결단에 따라 살아가려는 자세이다.  우선 동물원에 가도 싶다는 바람과 그곳에  가려는 결의를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늘 하느님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한 순간도 빠짐없이 하느님을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일단 동물원에 가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차를 탄다면 동물원을 계속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자연히 동물원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일상적인 삶 속에서도 먼저 차를 타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일상적인 삶 속에서 하느님을 향해 가는 차를 타고 있다면, 기도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자신의 신앙생활을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동물원을 향해 가는 차를 타고 간다 하더라도 도중에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차가 고장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삶 속에서 근본적으로 하느님을 향하고 있다고 해도 완전히 이것을 잊어버리거나 옆길로 잘못 가는 경우도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가고 있는지 그 방향을 점검해 보고 잘못 가고 있으면 궤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기도할 때마다 자신의 생활을 뒤돌아보고 궤도를 수정하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식을 새롭게 한다면, 기도와 삶이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수 잇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볼 내용

  (1) 당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하고 있는가? 기도할 때에는 어떻게 하느님을 의식하고 있는가?

  (2) 일상적인 삶 속에서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언제 그랬는가?

  (3) 기도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뒤돌아보며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데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묵상 말씀(루가 11,9-13)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며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출처 : 제2장 기도란 무엇인가?
글쓴이 : 시냇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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