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성서와 기도에 관하여
이번에는 성서와 기도의 관계에 관하여 살펴보겠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유지해 나갈 수 있다. 기도 중에서도 성서에 쓰인 말슴을 통해 하느님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성서에는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진리가 쓰여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줄곧 성서를 읽어 왔다. 그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성서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늘 중요한 메시지를 듣는 것이 성서로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면 선서를 통해 기도하는 것은 어떠한 방식으로 하면 좋을까? 예를 들어 예수가 병자를 치유하시는 장면을 살펴보자(마르 5,25- 34). 우선 이 장면을 읽고 오늘 자신이 감명받은 구절이나 태도는 무엇인가? 여기 나오는 여자의 경우처럼 오랫동안 자신을 고통스럽게 한 병, 즉 나쁜 버릇이나 악덕, 결점이 있는가? 그리고 필사적으로 예수의 옷을 만지려고 했던 병자의 태도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또는 예수에게 치유 받으려는 순수한 믿음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자신이 그 여자라고 생각하고 이 성서 구절을 묵상해 보자.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병이 완전히 나았으니 안심하고 가거라"(마르 5,34)와 같은 예수의 말씀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오늘 예수가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의 생활 태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어쩌면 군중과 제자들의 태도로부터 배울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성서 구절에는 많은 가르침과 지침이 있다. 성서로 기도하는 것은 그 많은 가르침 가운데 오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아듣기 위한 것이다.
예수는 "이 성서의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루가 4,21)고 말씀하셨다. 이 구절은 만일 당신이 성서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다면, 성서의 말씀이 당신 안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기도란 당신 안에서 실현시키려고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심전력으로 듣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묵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성서 구절을 천천히 읽는다. 그 가운데 감명받은 구절이나 단어나 태도가 있는가? 의미를 알 수 없는 부분은 그렇게 골똘히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생활을 비추어 15분 정도 묵상한다. 이때 자신이 성서 속의 등장인물이라고 생각하며 그 장면을 상상하고 등장한 인물의 마음을 공감하도록 시도해 본다. 그리고 말씀의 의미에 관하여 깊이 생각해 본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서 자신에게 필요한 진리, 즉 마음으로부터 납득할 수 있는 진리를 묵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묵상을 위해서 조용한 가운데 마음을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해 보자.
성서로 기도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영적 독소라고 하며, 이것은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실천해 온 방법이다. 만약 당신이 매일 15분씩이라도 이러한 묵상을 한다면 당신의 생활이 변화되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주일 미사 복음으로 일주일 동안 묵상하거나 매일 미사 복음으로 묵상을 해도 좋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도쿄의 한 회사원은 아침에 출근할 때 지하철 안에서 묵상을 했다고 한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출근 시간대의 지하철은 매우 혼잡해서 책을 읽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는 전날 밤에 다음 날 묵상할 성서 구절을 직접 녹음하여 지하철 안에서 녹음기를 통해 들으면서 묵상하였다. 그리고 요코하마의 한 부부는 매일 아침 반드시 30분씩 함께 묵상을 하고 묵상한 것을 서로 나누면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시코쿠의 한 주부는 남편이 회사에 출근하면 전화기를 자동 응답 기능으로 전환시키고 나서 매일 한 시간씩 묵상을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결코 시간이 남아서 그렇게 기도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아니다. 이들은 모두 교회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이다. 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의 예에 불과한다. 만일 이들의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들을 찾아보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가능한 한 매일 같은 시간에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기도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습관을 들여 감에 따라 성서의 말씀으로 기도하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질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운전을 배우거나 댄스를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조금 엷겠지만 익숙해지면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매일 성서를 묵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묵상이 내 신앙생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나는 말씀을 통해 힘을 얻고 격려를 받고 가르침을 받으면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다시 생각해 볼 내용
(1) 당신은 성서 구절 가운데서 특별히 어느 구절을 좋아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그 구절을 지금 주의 깊게 읽고 음미하며 묵상해 보자. 새롭게 느낀 점은 무엇인가?
(3) 당신 자신에게 도전이 되거나 무엇을 요구한다고 생각하는 성서 구절이 있는가> 그 구절을 통해 하느님은 당신에게 무엇을 원하고 계시는가?
묵상 말씀(히브 4,12)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 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영혼과 정시을 갈라놓고 관절과 골수를 쪼개어 그 마음속에 품은 생각과 속셈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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