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天主敎會史
― 韓國天主敎會史에서 보여준 순교자들의 모습들 ―
5. 원(元) 베드로의 순교
① 元「시장」베드로는 홍주(洪州) 고을 을전 마을의 돈 많은 양민(良民)의 집안에 태어났다. 그는 성격이 사납고 야성적(野性的)이어서 호랑이라는 별명(別名)을 얻었었다.
그의 나이 55세(1788년이나 1789년)가 넘어서, 천주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恩寵)으로 그는 즉시 입교(入敎)하였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그 말을 하지 않고, 하루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집을 떠났다.
“나는 50년 이상을 무익하게 살아왔다. 내가 돌아오면 내가 떠난 까닭을 알게 될 것이다. 아무 걱정들 말고 특히 나를 기다리지 마라.”
그는 당장 길을 떠났고, 그 후 1년 이상이나 아무런 소식도 들을 수가 없었다.
② 마침내 元베드로가 다시 나타났으므로, 그의 친척과 친구들이 그에게 달려가서 무수한 질문(質問)을 하니, 그는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50여 년 동안 나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소. 그러나 지금은 수천 년 동안 목숨을 보전하게 해주는 약을 가지고 있소. 그것을 내일 설명해 주리다.”
과연 그 이튿날 그는 모든 친척(親戚)들을 모아놓고, 이 세상(世上)의 시초(始初)와 마지막, 만물을 창조(創造)하고 보존(保存)하시는 하느님의 존재, 원죄(原罪), 강생(降生), 하느님의 계명(誡命), 천당(天堂)과 지옥(地獄) 등, 요컨대 그가 천주교에 대하여 아는 것을 모두 그들에게 설명(說明)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였다.
“자, 이것이 착한 뜻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가 영원히 사는 방법이오. 여러분은 모두 내말을 나의 유언으로 알고 나처럼 천주교를 신봉하시오.” 하느님의 은총(恩寵)이 그의 말과 함께 하여, 참가했던 모든 이가 그날부터 인류(人類)의 대왕(大王)이며 공동의 아버지이신 분을 섬기겠다고 약속하였다.
③ 그러나 모든 말보다도 元베드로에게 회개(悔改)시키는 힘을 주는 것은 그의 착한 모범(模範)이었고, 그가 자신(自身)에 대하여 거두었던 승리(勝利)였다.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에는 자기의 성격(性格)을 완전히 정복(征服)하여, 일상생활의 여러 기회에서 변하지 않는 온화함을 보여 주었다.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자기의 재산(財産)을 나누어 주어 그들을 구해주고, 자기의 지식(知識)으로 외교인(外敎人)들을 권고(勸告)하는 열성(熱性)에 모든 사람들이 감탄을 하였다. 그는 외교인들(外敎人) 중의 30가구 이상을 입교(入敎)시켰다. 그의 열심은 대단하여 외교인(外敎人)들 앞에서까지도 항상 천주교의 규칙(規則)을 지켰다.
④ 그가 입교한지 2년쯤 뒤에 그 집안 전체가 천주교인이 되었다는 소문이 관장(官長)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관장(官長)은 元야고보라는 베드로의 사촌을 잡아오라고 포졸(捕卒)들을 보냈다. 그러나 원야고보는 친구들의 권고(勸告)를 따라 도망을 가고 없었다. 포졸들은 元베드로에게 물었다.
“당신 사촌이 어디로 갔소?”
“죽기가 무서워서 숨었소. 그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안단 말이오?”
“우리는 관장의 명을 받고 그를 천주교인이라고 해서 잡으러 왔소. 그러나 그가 여기 없으니, 대신 당신을 잡아가겠소.”
“좋소.”
元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하고 곧 붙잡혀 관아로 끌려가 관원(官員) 앞에 출두하니, 관원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 사촌은 어디로 갔소?”
“난 모르오.”
“당신 사촌이 천주교를 믿는다는데, 당신도 믿소?”
“나도 천주교를 신봉하오.”
“다시는 처주교를 믿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천주를 배반하시오. 나는 사또에게 그 모든 소문이 순전히 무함이었다고 보고 하겠소. 그러면 당신은 곧 풀려날 것이오.”
“나는 천주를 배반할 수 없소.”
그는 어떤 감방(監房)에 갇혔고, 여러 날 동안 배교(背敎)하라는 독촉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을 元베드로가 여전히 거절(拒絶)함으로, 화가 난 관원(官員)은 그를 관장(官長)에게 보냈다. 관장은 그에게 말했다. “네가 천주교를 따른다는 말이 참말이냐?”
“참말입니다.”
“천주를 배반하고 공범자들을 고발하고 다시는 천주교를 따르지 않겠다고 말하여라! 그러면 너를 즉시 놓아 주마.” “천주를 배반하다니, 그것은 절대로 안 됩니다. 또한 저는 다른 천주교인을 밀고 할 수 없습니다.” “너는 공범자들을 고발하고, 네 집에 있는 책들을 신고하기도 원치 않는다는 말이냐?”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관장(관장)은 화가 잔뜩 나서 그에게 주리를 틀게 하고, 치도곤(治盜棍) 70도를 치게 하였다. 그러나 元베드로는 모든 것을 참을성 있게 견디고, 하느님과 부모님께 대한 사람의 본분(本分)과, 외교인들의 미신(迷信)의 헛됨 따위에 대하여, 참된 도리(道理)를 설명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옥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근이튿날 다시 출두(出頭)하여 관장(官長)의 같은 질문(質問)에 같은 대답을 하였다.
⑤ 그는 다시 주리를 틀리고, 그 전날보다도 더 혹독하게 치도곤(治盜棍)을 맞았다. 그의 살점은 너덜거리고, 두 어깨뼈가 부러지고, 등뼈는 으스러져 허옇게 드러났다. 이렇게 참혹(慘酷)한 상태로 그는 다시 옥(獄)으로 끌려갔다. 그 고통(苦痛)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만족(滿足)과 기쁨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는 옥졸(獄卒)과 아전(衙前)과 포졸(捕卒)들에게 전도(傳導)하기 시작하였고, 며칠 후에 한 교우(敎友)가 그를 보러 옥(玉)으로 찾아왔을 때, 그에게서 성세(聖洗)를 받았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그는 예비신자(豫備信者)에 불과했었기 때문이다.
⑥ 그러는 동안 관장(官長)은 감사(監司)에게 보고를 하여 그로부터 元베드로를 때려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감사(監司) 앞에서 있은 세 번째 신문(訊問)에서는 어마어마한 채비를 해놓고, 증거자(證據者)에게 겁을 주기 위하여, 그 주위에 수많은 포졸(捕卒)들을 세워놓았다. 관장(官長)이 그에게 말하였다.
“네 목숨을 구해주려는 마음에서, 나는 네 마음을 좋은 길로 돌아오게 하기 위하여 모든 방법을 다 썼다. 그러나 네가 아무 말도 듣고자 아니하고, 죽기를 고집스럽게 원하므로, 나는 감사에게 보고를 한 결과, 너를 쳐 죽이라는 명령이 왔다. 그러니 이번에는 네가 죽을 것이다.”
元베드로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저의 가장 열렬한 원입니다.”
이 말이 떨어지자 그의 결박(結縛)을 더 죄고 무서운 고문(拷問)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 元베드로는 그것을 용감(勇敢)하게 견디었다. 그러나 그의 몸은 하도 으스러져서, 이제는 수족(手足)을 쓸 수도 없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를 감옥(監獄)으로 떠메어 가야 했고, 그가 제 손으로 먹을 수 없게 된 음식을 입에 넣어주어야만 했다.
⑦ 마침내 감사(監司)와 수령(首領)이 모여 그의 마음을 돌이켜보려고 마지막 노력을 하여, 그를 끊임없이 기다리며 찾는 자녀(子女)들 이야기를 그에게 하였다. 元베드로는 대답하였다.
“그것은 제 마음을 크게 움직입니다. 그러나 천주께서 친히 저를 부르시니, 어찌 그분의 목소리에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그들은 사형수(死刑囚)에게 관례(慣例)로 주는 음식(飮食)을 주게 하고나서, 할 수 있는 대로 빨리 죽이려고, 전보다 더 미친 듯이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죽지 않았다. 관장(官長)과 포졸(捕卒)과 형리(刑吏)들은 기진맥진하여 서로 말하였다.
“이 죄인은 매 맞는 것을 느끼지 못하니, 끝장을 낼 방법이 없소?”
그러자 元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저는 매 맞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천주께서 여기 계시어 직접 저를 굳세게 해주십니다.” 이 말을 듣고 관장(官長)이 말하였다.
“저놈은 틀림없이 귀신을 부리는 놈이다.”
그러면서 더 세게 매질을 시켰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⑧ 마침내 그를 그렇게 죽이는 것을 단념하고, 관장(官長)은 그를 결박(結縛)하여 물을 퍼부어, 추운 밤중에 밖에 내 놓아 얼려 죽이라고 명하였다. 그리하여 元 베드로는 굵은 밧줄로 묶였고, 온 몸에 물을 뒤집어썼다. 곧 그의 온 몸에 얼음이 뒤덮였다.
이런 형벌(刑罰) 가운데서도 그는 오직 주의 수난(受難)만을 생각하였다.
“나를 위하여 온 몸에 매를 맞으시고, 내 구원을 위하여 가시관을 쓰신 예수여, 당신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내 몸이 얼음에 덮여 있는 것을 보십시오.” 그런 다음 감사(感謝)의 기도(祈禱)를 드리며 목숨을 하느님께 바쳤다. 닭이 두 홰째 울 때에 그는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때는 壬子년 12월 17일(1793년1월)이었고, 그때 元베드로의 나이는 61세였다.
-샤를르 달레 神父 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