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天主敎會史
― 韓國天主敎會史에서 보여준 순교자들의 모습들 ―
⑧ 관리(官吏)는 그가 젊은 것을 보고 말하였다.
ꡒ궁(宮)에서는 그렇게 잘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너같이 젊은 여인이 어떻
게 법이 금하는 사교(邪敎)를 따를 수가 있느냐? 도대체 형벌을 받아 죽고
싶단 말이냐?ꡓ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영인(文榮仁) 비비안나는
ꡒ저는 제가 공경하는 천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기를 진심으로 원합니다.ꡓ
하고 대답하였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유혹(誘惑)의 방법을 다 써보았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
러자 관리(官吏)는 연약한 여자에게서 그렇게도 완강한 저항(抵抗)을 보게 되는 데 화
가 나서, 고문(拷問)을 시켰다.
다리를 몹시 치니 피가 솟아올랐는데, 믿을 만한 구전(口傳)에 의하면, 그 피가 이내
꽃으로 변하여 공중으로 떠올랐다 한다. 이 이적(異蹟)을 보고 관리는 크게 놀라, 거기
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엄한 벌을 받게 될 터이니, 지금 본 것을 절대로 발설
(發說)하지 말라고 명하였다.
⑨ 문영인(文榮仁) 비비안나는 다른 형벌도 많이 받아야 했으나, 어떤 것도 그녀의 꾸준한
마음을 흔들지 못하였고, 마침내 그녀는 그렇게도 오랫동안 원하였던 사형선고(死刑宣
告)를 받았다. 형장(刑場)으로 가면서 그녀는 구경꾼들을 물리치는 군인(軍人)들에게
ꡒ마음대로 보게 놔 두셔요. 짐승 죽이는 것은 얼마든지 보러 가는데, 사람
죽이는 것을 왜 못 보겠어요?ꡓ
라고 말하였다.
어떤 교우(敎友)의 아버지가 문영인(文榮仁) 비비안나의 처형광경(處刑光景)을 목도
(目睹)했는데, 그는 형리(刑吏)들이 문영인(文榮仁) 비비안나의 목을 자를 때, 그녀의
상처(傷處)에서 젖과 같은 흰 피가 흘러나왔고, 형리들도 그것을 이상히 여기며 보았다
는 말을 자주 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동정(童貞)이며, 순교자(殉敎者)인 조선(朝鮮)의 여인(女人)을
위하여, 예전에 로마에서 동정녀(童貞女)요 순교자(殉敎者)였던 성녀(聖女) 마르띠나
를 위하여 행하신 기적(奇蹟)을 다시 내려 주신 것이다.
⑩ 4명의 신앙 증거자(信仰證據者)가 방금 말한 5명의 영웅적(英雄的)인 여인(女人)들과
죽음을 같이 하였다. 그것은 주문모(周文謨) 신부가 조선에올 때에 그를 영접(迎接)하
여 들였다는 이유로 1795년에 순교(殉敎)를 당한, 최인길(崔仁吉) 마티아의 동생 최인
철(崔仁喆), 감건순(金健淳) 요사팟과 함께 옥에 갇혔다가 같이 순교(殉敎)한 이희영
(李喜英) 루카의 조카 이현(李鉉), 강완숙(姜完淑) 골룸바의 전실아들 홍필주(洪弼周)
필립보의 가까운 친척 홍정호(洪正浩), 끝으로 1785년에 맨 처음으로 신앙을 증거(證
據)하는 영광(榮光)을 가졌던 김범우(金範禹) 토마스의 일곱째 동생 김현우(金顯禹) 마
태오였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김현우(金顯禹) 마태오는 붙잡힐 때에 찬란하고 커다란 십자가
(十字架)가 나타나 그의 앞장을 서서 걸어가며, 옥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 것을 보았
다고 한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이 김씨(金氏) 집안에는 8형제(八兄弟)가 있었는
데, 그중 셋 만이 천주교인(天主敎人)이었다. 그런데 세 사람이 다 순교(殉敎)의 은혜
(恩惠)를 받았다. 김범우(金範禹) 토마스의 셋째 동생 김이우(金履禹) 바르나바도, 천
주교인이라는 명목으로 포청(捕廳)에 끌려가, 이번 박해(迫害)중에 매를 맞아 죽었다.
그러나 정확한 날짜는 잘 모른다.
⑪ 이들 4명의 증거자(證據者)에 대한 재판(裁判)과 형벌(刑罰)에 대하여는 자세히 알려
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들의 결안(結案)에는 천주교인(天主敎人)들에 대한 모든 공
식문서(公式文書)에서 반복되는, 어리석고 평범(平凡)한 말만 잔뜩 나열되어 있어, 특
별한 것은 알려주는 것이 없다.
9구의 시신(屍身)은 여러 날 동안 형장(刑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때는 삼복지경
(三伏地境)이었고, 비가 굉장히 많이 왔었다. 그러나 그들을 매장(埋葬)하라는 명령이
왔을 때, 사람들은 그 시신(屍身)들이 아무런 부패(腐敗)의 흔적이 없는 것을 보고 무
척이나 놀랐다.
살은 성하였고 얼굴이 불그스름하였으며, 피는 상처에서 몇 분전에 흘러나온 것처럼
신선(新鮮)하였고, 굳지도 않았었다. 이 이상한 일은 그것을 목도(目睹)한 교우(敎友)
들과, 많은 외교인(外敎人)들에게 크나큰 충격(衝擊)을 주었다.
(강완숙(姜完淑)의 순교는 이걸로 마치고, 다음부터는 지방의 순교자들을 보기로 합니다)
-샤를르 달레 神父 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