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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레신부님의 천주교회역사

[스크랩] 제 4장 황사영 알렉산델의 순교 -2

 

 

 

韓國天主敎會史 

     ― 韓國天主敎會史에서 보여준 순교자들의 모습들 ―

 

※ 황사영(黃嗣永) 알렉산델의 편지(일부)

『㉠ 신부님이 이 나라에 들어오시자 곧 배반자(背反者)에 의하여 밀고(密告)되셨 고, 또 선왕(先王)이 그가 와 계신 것을 아셨기 때문에, 끊임없이 경계(警戒)를 하고 몹시 조심을 해야만 되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성사(聖事)를 받지 못하였고, 성사를 받은 이 들 중에서도 반수는 부인(婦人)들이었습니다. 시골 교우(敎友)들과 서울 사람 들 중에는 매우 열심하면서도 성사(聖事)를 받지 못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모 두가 크나큰 고통(苦痛)을 참아 받으면서 여러 해 동안을 비밀리에 성사받기 를 희망(希望)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부(神父)님이 악인(惡人)들에게 희생(犧牲)이 되고, 그분의 머리가 일반에게 공개(公開)된 것을 본 뒤로는, 10년간의 모든 고난(苦難)과 모든 노 력(努力)이 한 순간에 소용없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 영혼(靈魂)과 육신(肉身)이 모두 멸망(滅亡)의 내리막길에 있으며, 일생동안과 죽을 때에 그들은 아무런 위로(慰勞)도 받지를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마 음은 약하여지고, 그들의 생각은 온통 뒤범벅이 되어 어떻게 될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그들을 위로(慰勞)하기 위하여, 신부님이 오신 것은 오직 영혼(靈 魂)들을 구하기 위한 목적(目的)에서였고, 아마도 어디에나 나타나셔서 모든 영혼들을 구하기를 원하셨으나, 커다란 장애물(障碍物)을 만나게 되어, 그들에 대한 애정(愛情)을 억제하였고 그 애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게 되었다고 늘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순교(殉敎)하여 천주 곁에 가서 있는 지금, 그분의 보호(保 護)는 세상에 계셨을 때보다도 더 힘이 있을 것이며, 우리는 천주께 온전히 의 지하고 그전보다 더 그분의 무한한 자비(慈悲)에 희망(希望)을 걸어, 실망(失 望)의 유혹(誘惑)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늘 말하여 줍니다.

우리의 말을 믿는 이들도 있고, 의심(疑心)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 은 반발(反撥)을 일으키고, 어떤 이들은 조금이나마 위로(慰勞)를 받는 것 같 습니다. 일찍이 그 어느 때 이렇게 무서운 처지(處地)가 있었겠습니까?

㉢ 서양(西洋)에서 있었던 옛날의 박해(迫害)가 조선(朝鮮)의 박해보다 더 혹독(酷 毒)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서는 신부님들이 끊임없이 뒤를 이 어서 천주교(天主敎)가 멸망(滅亡)할 수 없었고, 영혼(靈魂)들은 언제나 구원 (救援)을 얻었습니다.

여기 조선(朝鮮)의 사태(事態)는 전혀 달라서, 저희들은 그와 같은 희망(希 望)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약한 아기 양들이 목자(牧者)를 잃어도, 그들을 먹 여 기를 방법(方法)은 남아 있습니다. 갓난아이가 엄마를 잃어도 그 아이가 살 아 남는 것을 볼 희망(希望)은 아직 있습니다.

저희들로 말씀드리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정말이지 삶의 희망(希望)이 남아 있지를 않습니다. 멀리 떨어진 나라에 태어났지만, 다행히 천주(天主)의 자녀(子女)가 되어, 저희들의 모든 힘을 바쳐, 천주의 거룩한 이름의 영광(榮 光)을 나타내기로 단단히 결심(決心)하였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분의 은혜 (恩惠)의 만분(萬分)의 일이라도 보답(報答)해보려고 하였습니다. 저희들이 중 도(中途)에서 이렇게 비참(悲慘)한 처지(處地)에 떨어지리라고 그 누가 생각할 수 있었겠습니까?

㉣ 저희들은 순교자(殉敎者)들이 흐린 피가 교우(敎友)의 씨앗이라는 말을 잘 들 었습니다. 그러나 불해(不幸)이도 저희 나라의 동쪽 이웃에서는 무자비(無慈 悲)한 처형(處刑)으로 천주교를 없애버린 일본(日本)이 있는데, 저희 정부(政 府)의 계획(計劃)은 이 일본(日本)을 본뜨는 것 같습니다. 어찌 저희들이 불안 (不安)하지 않겠습니까?

조선(朝鮮)은 사람들이 천성적(天性的)으로 약하고 법률(法律)도 덜 엄하여, 일본(日本)에서처럼 그렇게 혹독(酷毒)하게는 하려 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사실 입니다만, 오늘날 저희들 중에는 능력(能力)있고 굳건한 사람이, 말하자면 한 사람도 남아 있지를 않습니다.

무식(無識)한 사람들, 신분이 비천(卑賤)한 사람들, 부녀자(婦女子)들이 아직 수천(數千) 명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그들을 지도(指導)하고, 그들을 가르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어떻게 그들이 오랫동안 보조(保存)될 수가 있겠습니 까?

다시 박해(迫害)가 없다 하더라도 10년만 있으면, 천주교인(天主敎人) 집단 (集團)이 스스로 멸망(滅亡)하고 말 것입니다. 이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그러 나 저희들이 살아있는 이상 천주교(天主敎)가 이렇게 완전히 멸망(滅亡)하는 것을 볼 수가 있겠습니까?

㉤ 금년의 불행(不幸)을 모면은 하였으나, 저희들은 그것으로 인하여 아직도 놀라 고 떨리며, 저희들의 목숨을 보존(保存)하여 주신 천주께 감사(感謝)를 드리면 서도, 한편으로는 형제(兄弟)들처럼 순교(殉敎)할 자격(資格)이 있는 것으로 판 단(判斷)되지 못한 것을 슬퍼합니다.

적어도 저희들 생애(生涯)의 나머지 동안만은 천주를 섬기기 위하여, 참으 로 모든 괴로움을 당하고,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저희들 의 방도(方途)가 다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원(財源)도 다 없어졌습니다. 도대체 저희들의 슬픔이 저희들의 무덤에까지 따라와야 하는 것입니까?

이모든 불행(不幸) 가운데에서 누가 저희들을 동정(同情)하며, 누가 저희들 을 위로(慰勞)하겠습니까? 저희들은 인자하신 주교(主敎)님 발아래에 가서 눈 물을 흘리고, 저희들의 청을 드리고 싶습니다만, 거리(距離)가 너무나 멀어서 저희들은 소원(所願)만을 알려드릴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얼마나 큰 슬픔이며, 얼마나 큰 고민(苦悶)이겠습니까?

㉥ 저희들은 어떻게 될까요? 신부님이 자수(自首)하셨다는 소식(消息)을 들었을 때, 그렇게도 슬픈 사건(事件)으로 인하여 생긴 놀라움과 괴로움으로, 저희들 은 걱정거리가 또 하나 생겼습니다.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북경(北京)에서 알게 되면, 우리들의 교회(敎會) 를 버리는 원인(原因)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조선천주교회(朝鮮天主敎 會)에는 아무런 희망(希望)도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저희들의 개인적(個人 的)인 위험(危險)이 아니라, 이 급박(急迫)한 위험(危險)이 밤낮으로 저희들의 걱정과 불안거리가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다행스럽게도 이 이상 탐색(探索)을 하지 않는다면, 저희들이 아직 살아 있고 요한(아마 최요한을 말하는 듯함)도 아직 남아 있으므로, 주교(主敎)님 께서는 아마도 계속해서 조선(朝鮮)에 대한 책임(責任)을 지고 계실 터인즉, 주교님과 연락(連絡)을 다시 맺어, 그렇게 함으로써 천주의 은혜(恩惠)에 참여 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努力)을 다 하겠습니다. 그런즉 저희들의 말씀을 들으 시고 깊이 생각해 주십시오.

㉦ 조선(朝鮮)은 세계의 모든 나라 중에서 가장 가나한 나라이며, 조선의 교우(敎 友)들은 모든 사람 중에서 제일 가난합니다. 교우들 중에는 오늘날 굶주림과 추위로 고통(苦痛)을 당하지 않는 집안이 열 집이 될까 말까 합니다.

1794년 신부(神父)님을 모셔 들여왔을 때 아무런 준비(準備)도 할 수가 없 었습니다. 신부님이 오신 다음에야 비로소 급히 서둘러서, 가장 필요한 물건 (物件)들을 마련하였고, 그것조차도 매우 빈약(貧弱)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물론 부분적(部分的)으로는 저희들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서투르고 무지(無知)한 데에서 오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그 원인(原因)은 저희들 의 가난에도 있었으니, 저희들의 힘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나중에 교우(敎友)들의 수가 늘어나서 덜 군색하였습니다만, 그래도 저희들의 일을 제 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샤를르 달레 神父 著-

 

 

출처 : 제 4장 황사영 알렉산델의 순교 -2
글쓴이 : 시냇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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