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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데레사의 꽃송이 선문집 (選文集)
글: 박 병해/ 스테파노신부님
IV. 기도를 실천함, pratiquer l’oraison
C. 일치 Union /. 영혼의 성 제 5궁방 1장 3-4
1.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함 Experiementer l'amour de Dieu
[3] “힘을 영혼에게”라고 나는 말했습니다. 육체의 힘을 주께서 안 주실 때는 그것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알아들으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보배만은 누구나 다 얻을 수 있게 마련하십니다. 누구든지 자기가 가진 것을 바치면, 그것으로 주님은 만족해하시니 이토록 너그러우신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자매들이여,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이 보배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많건 적건 주님은 여러분이 가진 것을 전부 바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당신께 바친 것이 얼마인지, 여러분이 아는 그 정도대로 여러분의 공덕도 크고 작고가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주님과의 합일에 다다랐는가 않았는가를 아는 데 이보다 더한 표적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것을 마치 이미 지나온 궁방에서처럼, 잠든 상태와 같다고 생각지 마십시오. 잠든 상태라고 말한 것은 거기서는 영혼이 지는지 안 지는지 아리송하여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선 우리의 정신 능력이 모두 다 잠이 든 듯, 세상도 자기도 잊어버리고 깊은 잠을 자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 상태가 계속되는 얼마 동안 우리는 감각을 잃게 되고 무엇을 생각하려 해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태여 정신 기능을 정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치 않습니다.
[4] 이 경우가 사랑을 한다면, 사랑하는 그것조차, 어떻게 무엇을 바라는지 그것마저 모르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감미로운 죽음 – 육체를 지니고 있는 동안 이루어지는 모든 작용에서 해탈한 영혼의 상태 – 그렇습니다. 하느님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가느라 영혼은 육체를 떠난듯한 감미로운 죽음입니다. 이럴 경우, 겨우 숨을 쉴 정도의 생명이 육체에 남아 있는지, 그것을 나는 모릅니다. 지금 생각하면, 남아 있지 않은 듯도 하고, 생명이 붙어 있다손 치더라도 그 의식은 없을 것입니다. 정신력은 온통 영혼이 느끼고 있는 그 무엇을 깨치려는 데 쏠려버리지만, 그만한 힘이 모자라기 때문에 기절을 해서, 의식이 전혀 없어지지 않는다 해도 손발을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그것은 기절한 사람이 죽은 사람 같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아! 하느님의 신비…, 털끝만치라도 이 신비를 표현할 수 있다면야 나는 여러분의 이해를 위하여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으련만…, 그러나 시늉 이라도 내보아서 여러분과 함께 더더욱 하느님을 찬미하자니 별의별 어리석은 소리들을 하게 됩니다.
2.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확신 / La certitude d’'etre aim'e infiniment/ 영혼의 성 제 5 궁방 1,9-10
[9] 그럼 이제는 아까 말하던 그 ‘분명한’ 표를 들어 이야기해봅시다.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참다운 슬기를 그 안에 깊이 박아주시고자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는 아주 바보가 되게 하사는 영혼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 상태에 있는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이해하지를 못합니다. 그 동안이란 항상 짧지만, 그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실패보다 훨씬 더 짧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영혼 안에 깊이 뿌리박고 계시기 때문에, 그 사람은 제 정신이 돌아온 뒤에도, 자기가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이 자기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게 됩니다. 그에게는 이 사실이 사무치게 박혀 있어서 두 번 다시 그런 은혜를 받지 못 한 채로 몇 해가 지나더라도 한 번 있었던 일을 잊을 수도 의심할 수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가 받은 은혜의 효과가 어떠한 것인지는 다음에 말할 터이므로 지금은 그냥 두고 우선 필요한 점만 들었을 따름 입니다.
[10].여러분은 내가 보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했으니, 그러면 영혼은 어떻게 하느님 보고 이해하였느냐고 물으실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말은 그때 모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 똑똑히 본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묵시가 아니라 하느님만이 영혼 안에다 심으실 수 있는 그 확실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하느님이 당신의 존재와 능력과 본질로써 피조물 안에 계신다는 인식을 가지지 못하다가 하느님께서 이런 은혜를 내려주신 다음에야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성녀 자신의 경우를 말함-역주)
그 사람은 내가 위에서 말한 그 반식 자에게 하느님이 어떻게 우리 안에 계시느냐고 물었을 때, - 반식 자는 하느님의 깨우치심을 얻기 이전의 그 사람과 같이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 그 반식자의 대답은 은총을 통하여 계신다는 말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이미 이 진리를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식자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다른 학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자기가 믿고 있던 것과 똑 같은 말을 하므로 비로소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이었습니다.
3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원함. Vouloir ce que Dieu veut / Le chateau intérieur, V 궁 방 3, 3
[3] 내 딴에는 지금까지 제법 말을 많이 했다 싶으면서도 어쩐지 이 궁방에 대한 무엇이 흐릿한 것만 같습니다. 아무튼 이 궁방에 드는 것이 크게 유익하므로 아직 초자연적 은혜를 주님께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도 희망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진정한 합일이란, 우리가 오직 하느님의 뜻을 좇는데 마음을 두고 그렇게만 힘써 나아가면 주님이 도우시어서 거뜬히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도 말한 듯합니다만, 우리 중에 몇 사람이나 당신의 뜻을 따르겠다, 그 외의 다른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이 진리를 위해서는 목숨까지 바치겠다고 나서겠습니까?
나는 말합니다. 아니 몇 번 이라도 되풀이하겠습니다만, 여러분의 마음이 정말 그렇다면, 이 은혜를 주께로부터 받은 것이니, 여러분은 내가 위에서 말한 그 감미로운 합일에 마음이 끌려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합일의 가장 뛰어난 점은 지금부터 말하려는 합일에서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합일union이란, 즉 우리의 뜻이 온전히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으로서, 이 합일이 굳어지지 않는 한, 위에서 내가 말한 그 상태에 도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바람직한 이합일…,여기에 다다른 영혼이야 얼마나 행복스럽겠습니까? 살아 생전에도 평화를 누리고 저 세상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느님을 잃어버릴 어느 위험, 즉 하느님을 거스르는 일을 보는 것 외에는 세상 만사가 그에게 슬픔을 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으니 말입니다. 병도, 가난도, 죽음까지도 – 하느님의 교회에 필요한 사람의 죽음을 제외하고는 – 그를 슬프게 하지는 못합니다. 그런 영혼은 자기가 희망하는 이상으로 하느님께서 더 잘 알아서 처리하신다는 것을 통찰하기 때문입니다.
4. 자기 이웃을 사랑함 aimer son prochain / 영혼의 성 제 5궁방 3,12
[12] 나는 이 이웃 사랑에 대해서 다른 데서 길게 말해둔 바가 있습니다. 이 점에 실패하면 우리는 스스로를 망치는 것이므로 절재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웃 사랑만 잘 지켜나가면 내가 이미 말한 합일을 주님께 받을 수 있으리라고 나는 단언합니다. 하지만 이것에 결함이 있을 경우에, 제아무리 경건의 정을 느끼고 합일에 도달했다 싶은 희열, 고요와 기도 중에서 정신 능력의 정지 같은 것을 경험한다 해도 –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지만 - 여러분은 아직 합일에 미치지 못한 것이니 내 말을 믿어주십시오. 그리고 이웃을 완전히 사랑할 수 있는 은혜를 주님께 빌면서 일체를 그분께 맡기십시오. 여러분의 힘이 닿는 데까지 힘을 쓰고 또 쓰면, 바라는 그 이상으로 주께서 힘을 주실 것입니다. 혹시 권리 침해를 당하는 수가 있더라도 매사에 여러분의 마음을 자매들의 마음에 맞추도록 애쓰고, 본성이야 발버둥을 칠망정 여러분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남을 위해주십시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의 집을 짐을 덜어서 스스로 져주십시오.
이런 일들이 별로 어려울 것 없다든지, 스스로의 힘으로 해치울 수 있다든지 하는 생각일랑 아예 마십시오. 다만 생각할 것이란 님께서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 얼마나 고생을 하셨으며, 우리를 죽음에서 건지시고자 십자가의 그 아프신 죽음을 당하셨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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