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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자료집

(1) " 아직도 계속되는 공의회 "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

 

 

(1) “아직도 계속되는 공의회”
16개 문헌 재조명·성찰

올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40주년을 맞는 해이다. 현대교회의 모습을 형성한 공의회는 4년 동안 모두 16개의 문헌을 반포해, 전세계 가톨릭교회가 그 가르침에 따라 참된 복음화의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폐막 40주년을 맞아 공의회의 성과를 담은 문헌들의 개요를 살펴보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공의회의 가르침들을 알아본다.

1965년 12월 8일, 교황 바오로 6세는 4년간 열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폐막식을 거행했다. 그로부터 40년, 교회는 이전의 답답하게 닫혀있던 창을 활짝 열어젖히고 세상을 향해 복음을 외치고, 세상과 함께 손잡고 함께 숨쉬기 위해 노력해왔다. 공의회는 그야말로 현대 가톨릭교회의 면모를 갖추게 한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그로 말미암아 세계는 물론 각 지역교회가 현대 세계와 교류하며, 그에 적응하도록 교회를 이끌어준 성령의 이끄심이었다.

하지만 공의회는 폐막 40주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며, 어쩌면 공의회 폐막 20년을 기해 공의회 문헌 해설 총서를 저술한 H.V. 스트라렌이 지적하듯 공의회의 의의를 전체적으로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을 만한 시야가 주어지기 위해서는 아마도 수세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국 천주교회의 모습을 가볍게 훑어 보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추측이 타당함을 알 수 있다. 이는 공의회가 이미 40년 전에 수없이 강조한 목표들이 한국교회에서 충분히 실현되지 않았다는 평가,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그 목표들을 성취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다.

공의회의 기본 테마는, 교황 요한 23세가 자주 사용한 용어를 빌어 말하면, 「아죠르나멘토」(aggiornamento), 즉 「교회의 현대화 운동」이다.
그 의미는 현대에의 적응이고 구원에의 가능성이 잠재돼 있는 현대에 복음을 전하는 태도이며, 그 때문에 필요한 교회의 쇄신이다.

한국교회에서 「쇄신」의 요구는 다양한 계층에서, 다양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 어쩌면 단 한 순간도 쇄신의 요구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신앙과 교회 생활 자체가 끝없는 자기 쇄신과 결단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미 한국교회는 공의회 이후 교회 생활과 신앙 생활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들을 보여 왔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상당한 정도로 공의회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교회 안에는 공의회가 요청한 변화와 쇄신의 이상들이 실현되기에는 먼 길을 가야 하는 모습들이 발견되고 있다.

여전히 존재하는 권위주의, 성직자 중심주의, 수동적인 평신도, 교회의 분열, 타 그리스도교와 이웃종교들에 대한 냉담, 서구 문화 우월주의에 대한 동조, 비서구 문화에 대한 경시, 선교열의 부족, 문화의 복음화, 토착화 등 비록 공의회 이후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들은 공의회 정신의 보다 철저한 실천을 요청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폐막 40주년에 즈음해, 공의회 문헌들을 집중적으로 재성찰하고, 그 실천의 의지를 다지는 일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개의 공의회 문헌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보편교회 전체에 관련되는 4개의 헌장과 특정 주제 혹은 지역교회에 관련되는 9개 교령 및 3개 선언이 그것이다. 이 모든 문헌들은 그 지향과 서술 방식, 목표가 예전의 공의회들과는 달리 교회의 교리를 공격하거나 교회 일치를 저해하는 것들을 다루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들 16개 공의회 문헌들은 교리와 사목 전반, 그리고 개개의 사목 영역과 교회 구성원들의 삶과 사명에 대해, 교회 전통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현대 사회와 교회에 적합한 형태와 방법으로 「현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공의회를 지켜보는 모든 사람이 우리에게 간절히 묻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할 말이 없습니까? 우리 위정자들에게? 우리 지식인들, 노동자들, 예술가들에게 간청하는 이 목소리들은 응답을 듣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폐막 4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들은 다시 한 번 물어도 좋을 것이다.

『공의회가 우리에게 할 말이 없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