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
(2)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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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헌장」은 특별히 토착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진은 인디언들과 함께 하는 야외미사. | | 전례 쇄신·토착화 강조
바오로 6세 교황의 주도 아래 1963년 9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열린 공의회 두 번째 회기의 성과물로 반포된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맺은 첫 번째 가시적인 열매이기도 하다.
「전례헌장」으로 불리는 이 문헌은 찬성 2147표, 반대 4표라는 참석 교부 절대 다수가 뜻을 같이한데서 보여주듯 전례를 통해 교회가 쌓아온 거룩한 유산을 보전해야 하는 소명과 아울러 교회의 토착화와 함께 전례 쇄신이라는 현시대를 위한 하느님의 섭리를 읽게 한다.
전례 쇄신은 전례에 사용되는 공식 언어인 라틴어로는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신자들에게 명료하게 이해시키기 점점 힘들어짐에 따라 말씀이 명확하게 선포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이 필요성은 공의회를 준비하는 동안 전 세계에서 교황청에 보낸 9000쪽이 넘는 제안들 가운데 4분의 1이 전례에 관한 문제였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을 위한 일반 원칙 ▲성체성사의 지성한 신비 ▲다른 성사와 준성사 ▲성무일도 ▲전례 주년 ▲성음악 ▲성미술과 성당 기물 등 총 7장 130항과 1개의 부록으로 이뤄진 전례헌장은 전례 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보여주고 있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가 끝난 지 꼭 400년 뒤에 반포된 전례헌장은 전례의 본질과 의미를 밝히고 전례 전반에 관한 쇄신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면서 특히 전례 공동체의 능동적인 참여, 전례의 현대화와 토착화 등 「공동체 사목」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헌장은 전례의 본질에 대해 『전례 안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그리스도께서 여전히 복음을 선포하고 계시며, 백성은 하느님께 때론 노래로 때론 기도로 응답한다』(33항)며 전례가 하느님의 말씀과 인간의 화답으로 이루어진 대화임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신자들은 하느님 말씀으로 교육을 받고, 주님 몸의 식탁에서 기운을 차리고,…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날이 갈수록 하느님과 일치하고 또 서로서로 일치하여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시도록 하여야 한다』(48항)는 등 전례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지침을 주고 있다.
이렇듯 급변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교회의 「쇄신.적응(Aggiornamento)」과 갈라져 있는 「그리스도 교회들의 일치」라는 공의회의 두 가지 큰 목표를 담아낸 「전례헌장」은 전례의 능동적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해 전례의 쇄신과 육성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헌장은 각 지역교회의 전통적 문화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쇄신과 개혁을 이룰 것을 요청하면서 이를 특별히 토착화의 필요성과 긴밀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나아가 능동적인 전례 참여를 위해서 전례헌장이 지시하는 가변적 요소를 최대한 민족 특성에 따라 적응시킴으로써 전례의 공적 특성과 예배적 특성을 종합하고 민족 문화와 조화, 일치함으로써 선교적 의미와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곧 지역교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토착화 문제와 직결되는 것으로 공의회 16개 문헌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토착화의 의지와 중요성이 전례헌장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헌장은 공의회 기본정신인 불변적 요소와 가변적 요소 안에서 통일성과 다양성의 원리라는 현대를 향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변경할 수 있는 그 제도들을 우리 시대의 요구에 더 잘 적응시키고,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의 일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증진하고, 또 모든 이를 교회의 품으로 부르는 데에 이로운 것은 무엇이든 강화하려고』(1항) 한다는 공의회의 의도는 결국 시대가 던져주는 징표에 따라 신자와 교회가 끊임없이 새롭게 나야 하는 쇄신에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신자들이 함께 지고 가야 할 십자가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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