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
(3)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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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밖에서도 진리 발견”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이하 교회헌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반포한 문서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교회 역사상 획기적인 전환점이며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는 바티칸 공의회의 성과가 바로 이 「교회헌장」에 기인한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헌장은 하느님의 백성과 교회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교회의 정의를 여러 측면에서 새롭게 함으로써 교회의 현대화라는 공의회의 기본 테마이자 명제를 구현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의회는 아래로부터의 교회론을 탄생시키고 그리스도 신비체에 대한 이해를 더해줌으로써 현재에 이르기까지 더욱 확실하고 웅장한 생명력을 교회에 가져다주고 있다.
교회헌장의 가장 근본적인 관심사는 「교회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새로운 깨달음을 가지고 답하는 것이다. 이 응답에 따라 공의회 이후의 교회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며, 교회 생활의 면면은 물론 교회 구성원 하나하나의 정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교회헌장은 제1장에서는 교회의 신비를, 제2장 하느님의 백성, 제3장 교회의 위계 조직, 특히 주교직에 대해, 제4장 평신도, 제5장 교회의 보편적 성화 소명, 제6장 수도자, 제7장 순례하는 교회의 종말론적 성격, 그리고 천상 교회와 그 일치, 제8장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 계시는 천주의 성모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헌장은 앞선 공의회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라는 교회의 본질과 보편 사명을 신자들과 온 세상에 더욱 명백하게 선언한다. 특히 교회가 세상 안에서 사명을 보다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기 인식을 깊이 해야 하고 자기의 본성과 사명에 대해 반성할 새 시대가 가까이 왔음을 역설하고 있다. 오늘날 다양한 사회적 기술적 문화적 진보로 인류가 더욱 가까이 연결되어감으로 인해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일치를 이루게 하여야 할 교회의 이러한 직무는 현대의 상황에서 한층 더 절박해지고 있다.
교회헌장이 싹틔운 혁명적이라 할 변화 가운데 또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운 교회를 자신과 「절대적으로 그리고 독점적으로」 동일시하며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틀을 뛰어넘어 『(이) 조직 밖에서도 성화와 진리의 많은 요소가 발견되지만, 그것은 그리스도 교회의 고유한 선물로서 보편적 일치를 촉구하는 것』(교회헌장 8항)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비록 서로 「가톨릭적」 일치를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토를 달고는 있지만 수백년 동안 서로를 단절시켜왔던 철옹성을 허무는 선언이었다.
공의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교회가 「갈라진 형제들」과도 여러 가지 이유로 「결합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교회헌장 15항). 그런 까닭에 공의회는 이들을 더 이상 종전처럼 「이단」, 「열교(裂敎)」, 또는 「사이비」라 부르지 않고 「교회들 및 교회 공동체들」이라 부른다. 결국 공의회는 가톨릭교회가 참으로 「가톨릭」 교회가 되기 위한 길을 제시한 셈이다.
이와 함께 교회헌장은 교회 쇄신을 위해 쇄신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존재가 평신도라는 인식으로 이끈다. 이는 교회의 절대다수인 평신도들의 쇄신 없이 교회의 쇄신을 말할 수 없고, 특히 세상에서 복음을 실천하고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며 이 세상에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평신도들의 자각과 쇄신은 절대 불가결의 요소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이 세상에서 어느 정도 빛과 누룩의 역할을 하느냐 하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평신도들의 자질과 노력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써 교회헌장은 「잠자는 교회도, 깨어난 교회도 평신도가 만든다」는 인식에 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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