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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일어나라 / 김영규 신부님 ~

김영규 신부

 

 

"일어나라"

 

 

언젠가 티브이를 통해 바다에 사는 바다게가 탈피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바다게가 자기 껍질을 벗어버리기 위해 한참을 고통스런 몸부림친 뒤

겨우 껍질 밖으로 몸이 빠져 나오는 장면이었습니다.

 

바다게는 일생 동안 15회 내지 20회 자기 자신의 껍질을 버리고

새 몸을 만드는 고통의 과정을 겪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탈피를 해야 그 때마다 자기의 몸이 1.5배내지 2배 성장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는 과정을 통해 성장을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길고 가는 다리 껍질을 빠져 나올 때는 정말 엄청나게 힘들고,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요.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해산하는 것 처럼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누가 도와 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혼자의 힘으로만 그 과정을 견딜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떤 바다게는 탈피하는 과정 중에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포기하게 되고,

그래서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장을 위한 고통스러운 탈피의 과정은

바다게 뿐만 아니라,무엇보다 우리 신앙인에게도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 자신은 여전히 세속적인 육의 영역에만 안주하며 살고 있습니다.

 

“육에서 나온 것은 육이고, 영에서 나온 것은 영이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요한3,6-7)는 예수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아직까지 육의 영역에서 머물고 있거나,

아니면 기껏해야 영의 문턱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금새 육의 영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육의 영역에만 머물고 있는 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머리로만 이해할 뿐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생명의 말씀으로 깨달을 수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육에 매몰된 삶을 탈피해야

영의 영역인 예수님의 말씀을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 생활 가운데 끊임없이 영적 성장을 위한 고통스러운 육의 영역을

탈피하는 과정을 이겨내야 합니다.

 

코린토 2서 4장16절부터 18절까지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쇠퇴해 가더라도

우리의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집니다.

 

우리가 지금 겪는 일시적이고 가벼운 환난이

그지없이 크고 영원한 영광을 우리에게 마련해 줍니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리가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은 잠시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과부의 죽은 외아들을 살리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일어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죽은 과부의 외아들이 일어나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듯이,

죽어가는 우리의 영혼도 생기있게 살아나 주님을 향해 일어나 앉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항상 세상 일에만 매달려 막상 우리 자신의 영적인 삶은 뒷전이었습니다.

죽은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신 그 예수님의 능력에 의해

영적으로 죽어 있는 우리 자신이 오늘 생기있게 일어날 수 있도록 간청합시다.’

 

 

주님, 제가 당신과 친밀한 사랑의 일치를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제가 당신의 사랑에 온전히 의존되어 있음을 일깨워 주십시오.

당신 안에 제 삶의 의미가 담겨 있음을 깨닫도록 이끌어 주십시오.아멘.

 

 

 

부산교구 김영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