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사순 제4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 기경호(프란치스코) 신부님 ~

사순 4주 목 마태1,16.18-21.24ㄱ(15.3.19)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한대로 하였다.”(마태 1,24)

 


 

The Politics of Righteous Joseph

 

                        

 성사적 수용으로 하느님 뜻을 따른 요셉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은 무게로 다가온다.

 

특히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일과 사람을 만날 때 당혹스러움과 혼란, 분노를 체험하곤 한다.

그런 일로 인생이 꼬여버리기도 한다.

 

한편 사회의 세포인 가정들도 제 모습을 잃어가는 듯하다.

성 요셉은 그 매듭을 푸는 법을 가르쳐준다.

 

예수님께서는 양아버지 요셉을 통하여 법적인 다윗의 후손(마태 15,23)이 되었고

메시아로 불릴 수 있었다

(마태 22,42).

 

요셉은 마리아와 약혼하였는데 같이 살기 전에 그녀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했음을 알게 된다

(마태1,18).

 

그는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그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파혼하기로 작정한다

(1,19).



성경에서 의인이란

 신심 깊은 사람,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사람,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는 사람,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사람을 뜻한다.

 

의로운 요셉은 자신이 겪게 될 난처한 상황과 고통보다 하느님의 뜻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그가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마리아의 일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율법에 따르면 약혼녀의 부정행위는 간음으로 여겨져 돌로 쳐 죽이든가

극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신명 22,23-24).

 

 요셉은 율법을 뛰어넘어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생명이 인간에 의해

침해받는 것을 원치 않아 파혼을 생각한 것이다.

 

그의 이런 행동은 한 인간으로서 관계 안에서 발생한 당혹감, 배신감, 분노,

수치심, 고통을 받아들여 대신 지는 일이었다.

 

그의 파혼 작정은 관계 단절이 아니라 율법의 문자를 넘어

 ‘성사적 관계 수용’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셉이 파혼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잉태한 아이가 백성을 구원해주실 메시아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마태 1,20-23) 하는 말을 꿈에서 듣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예수님의 양부가 되었고, 나아가 우리 모두의 어버이가 되었다.

 

그는 돌로 쳐 죽임을 당할 수 있는 마리아의 생명을 지켜주었고,

구원의 길을 가야하는 마리아와 예수님의 십자가를 하느님의 뜻으로 여겨

 침묵 가운데 받아들였다.

 

그의 이 거룩한 수용을 통해 세상 구원의 길이 열렸다.

한편 요셉은 훌륭한 가장이자 예수님의 아버지였다

(마태 13,55; 루카 3,23; 요한 1,45).

 

 그는 마리아와 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 했고,

 생계유지를 위하여 몸소 목수 일을 했으며,

예측불허의 어려운 상황에서 가정을 안전하게 꾸려나갔다.

 

요셉은 예수의 이름을 짓고

(마태 1,21. 25)

 

 아들에게 할례를 시키며

(루카 2,21),

 

성전 정화 예식 때 참석한다

(루카 2,22).

 

 그는 이렇듯 성가정의 가장으로서 마리아와 예수를 보호하고 받아들이고 동반하였다.

 사회나 교회도 한 가정에 비유할 수 있다면 사회 안정과 교회의 평화를 위하여

 요셉과 같은 의로운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요셉은 충성스런 종이며, 훌륭한 관리자이기도 하다.

그는 참으로 자기 책임을 다하는 슬기로운 관리인이다.

 

무책임, 책임전가, 책임회피 등이 이 시대의 슬픈 특징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요셉은 자신의 구세사 안에서의 역할에 온전히 충실하였다.

책임은 응답할(respons) 능력(ability)이다.

 

우리도 요셉처럼 하느님의 청지기요, 관리인이라는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주님께 책임 있는 응답을 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주님,

저희도 다가오는 고통과 분노, 배신, 당혹스러움, 슬픔과 같은

온갖 어려움을 성 요셉처럼 묵묵히 받아들이게 하소서.

 

 일상의 십자가를 받아들임이 곧 하느님의 의를 드러내는 길이며

 구원으로 가는 길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생명이 숨 쉬는 순간마다 모든 일과 만남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들의 수용과,

 이해 불가의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가장 중요시하며 따르는

 거룩한 순종이 나날의 리듬이 되게 하소서.

 

 또한 요셉이 보여준 하느님 앞에서의 충실함과

성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 있고 헌신적인 태도를 본받게 해주소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는 안내자요

그런 길을 걷도록 촉구하는 말없는 도전자인 성 요셉을 따라

당신과 더 깊이 일치하게 하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 아버지 뜻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