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내 수, 루카 24,13-35(16.3.30)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루카 24,30-31)
The Appearance on the Road to Emmaus
♣ 영혼의 불을 지피는 사랑의 동행 ♣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에 이르는 수난 사건에 대하여 얘기하며 엠마오를 향해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들은 메시아라고 믿어왔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것을 보자 허망함과 당혹감, 깊은 실망과 좌절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인류 구원을 위한 죽음의 뜻을 깨닫지 못한 그들은 주님의 죽음을 실패라 여기며 거기서 떠나버린 것입니다. 그들은 포기와 체념과 절망을 안고 엠마오를 향해 걸었습니다. 예수님 없는 외로움이 더 짙게 깔려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이 다가오시어 허망함과 절망의 길을 함께 걸으시려고 다가가십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눈이 가려져서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수난하시고 죽으시어 부활하신 뒤에도 늘 변함없이 나에게 다가오시어 함께 해주십니다. 일상의 삶, 인생 여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세 걱정과 근심, 인간적인 감정들, 세상의 가치 기준, 물질에 대한 탐욕과 이기심, 명예욕, 고통 등에 매여, 다가오시어 부르시고 함께하시는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24,26)고 하시며 성서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설명해주십니다. 그제서야 제자들의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24,32).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희망과 사랑, 참 평화가 깃든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키신 것입니다.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시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24,30-31). 그들은 길에서 말씀으로 마음을 타오르게 하신 분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임을 깨닫고 영혼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깨닫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곁에서 늘 함께하시며 사랑해주시고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시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해주시며 나의 고통과 절박한 죽음의 상황에서도 힘을 주시고 희망의 빛을 비춰주심을 믿어야겠습니다. 그곳이 종착점은 아닙니다. 함께해주시는 주님 때문에 엠마오는 예루살렘을 향한 은총과 축복의 길, 사랑과 희망의 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무엇이든 ‘내가 한다’는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지금 당장, 그리고 눈에 보이는 현상 속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찾으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통과 불의와 비인간적 상황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아픔과 슬픔, 억울함과 좌절을 안고 엠마오길을 걷고 있는 이웃에게 다가가 따뜻한 미소, 애정어린 말, 관대한 배려로 동행하며 함께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가야겠습니다. 알렐루야! 원선오 신부 '당신을 만났을 때' (1996.2) 원선오 신부 (1928~ 현재) 살레시오 수도회 Track.07 - 엠마우스 (신상옥과 형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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