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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부활 제 2주간 금요일 / 기경호 신부님 ~



부활 2주 금 요한 6,1-15(16.4.8)

“예수님께서는 빵과 물고기를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요한 6,11)


multiplication of the Loaves

 



마음을 열어 나누는 공생의 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이가 내놓은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도 오천 명이나 되는 군중을 먹이십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주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으니 경이로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빵의 표징은 ‘새로운 파스카’를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옛것의 종합이실 뿐 아니라 옛것을 무한히 초월하는

 ‘새로움’ 자체이심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모두의 배고픔을 해결해주시고

고통과 아픔에서 해방시켜주시며,

 모든 생명에 힘과 생기, 위로와 희망을 주시는

 ‘생명의 빵’(6,7)이심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의 빵의 표징을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엄청난 양으로 부풀리셨다는 점에

눈길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빵과 물고기의 양적 증가에 초점을 맞추어 이 표징을 보려 한다면

 우리 또한 세상적인 기준과 인간적인 계산으로 예수님을 오해했던

 필립보나 안드레아와(6,7-9)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빵의 표징에서 중요한 것은

 빵의 증가가 아니라 닫힌 마음을 열어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과 생명을 건네도록 하셨다는 점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먹을 음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사랑의 행적을 보면서

닫혀 있던 마음의 벽을 헐고 지녔던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게 된 것입니다.

빵의 표징에 관한 말씀에 비추어 나를 돌아봅니다.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고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필립보와 안드레아처럼 인간적인 효율성을 추구하거나

세상적인 해결책을 찾느라 마음을 빼앗기곤 합니다.


또 빵의 표징을 보고 체험하고도 몰이해에 빠져

예수님을 억지로 임금으로 모시려 했던 군중들처럼(6,15),

예수님을 나의 필요와 내가 만든 틀에 맞출 때도 있습니다.

빵의 표징은 소유가 아닌 존재,

나눔을 통한 생명의 확장을 살도록 재촉합니다.


사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 시간, 피조물, 신앙, 가족, 친구,

 교회, 재능, 재물 등 얼마나 많은 것을 지녔습니까!


이 모든 것들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각자가

 일용할 양식으로 지녔던 빵입니다.


 이 빵들을 나만의 것으로 간직하지 않도록 마음을 열어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사랑과 선을 행하는 것은 물론이요,

지닌 바를 기꺼이, 그리고 남김없이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물질과 돈, 권력의 우상에 사로잡히지 않고

이기심과 탐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겠습니다.


집단적 이기주의와 자본의 권력화 앞에서

아이의 보잘것없는 빵처럼 미약한 것이라 해도

내어줌을 통한 공생의 길을 찾아나갔으면 합니다.

오늘도 생명의 빵으로 자신 전부를 건네주신 예수님을 본받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내가 지닌 모든 것과 자신을

서로에게 내놓은 우리들의 ‘빵의 기적’을 살아냈으면 합니다.


참으로 가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눌 마음이 부족해서

더 사랑하지 못함을 아파하는 오늘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