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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부활 제 4주간 토요일 / 기경호 신부님 ~



예수성심께 바치는 자비의 기도에 관하여


부활 4주 토 요한 14,7-14(16.4.23)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

"whoever has seen me has seen the Father."



믿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사랑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14,7)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유일한 길’이요,

그분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통해 ‘이제 이미’ 그분 안에 이루어진

약속에 참여하게 됨을 말해줍니다.

이어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14,7ㄴ)라고 하십니다.


따라서 아버지께로 가려면 지상에 현존하는

예수님을 보고 믿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에 머물다’, ‘알다’, ‘보다’, 등의 표현을 통해

성부와의 긴밀한 일치관계를 알려주시면서

 확고한 믿음을 가지라고 권고하십니다.


 성부께서 예수님 안에 계시고,

예수님께서 성부 안에 계시며,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는 이들 안에 예수께서 계시고,

예수님 안에 그들이 있다는

이른바 ‘상호내주’(相互內住)는 깊고 깊은 사랑의 원리와

믿음의 동기를 알려줍니다.

사람들 사이의 사랑도 깊어지면 이런 상호내주가 일어나지요.

잘 알다시피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 닮게 됩니다.


사랑하는 연인들, 애정이 넘치는 부부들을 보면

한 핏줄처럼 외모는 물론이고 말투나 습관,

 행동마저 닮는 부분이 많아집니다.


 서로 닮아가는 것은 그저 시간의 흐름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상대방이 좋아서 더 많이 바라보고 더 자주 생각하며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지는 것이지요.

함께하며 서로를 사랑 가득한 눈빛과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온전히 일치되기를 바라는 것이 자연스런 사랑의 본성입니다.


그렇게 사랑하면 깊어갈수록 상대방의 생각과 말과

 온갖 장단점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랑하면 서로가 서로의 인격 전체를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말에 따르고 그 사람이 하는 것을 따라서 하게 됩니다.

성부와 성자의 거룩한 사랑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람들의 이런 사랑은

서로를 사랑으로 바라보고 알게 되며, 받아들이는

 ‘사랑의 상호내주’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일치하려면 그분을 알아야 하고,

그분을 알려면 사랑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우리도 사랑으로 알아가고, 알아가면서 사랑하게 되는

 이 상호작용 속에서 깊은 사랑의 일치를 이뤄나가야겠지요.

우리도 하느님과 예수님의 긴밀한 사랑의 일치를 보며

길이신 예수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나아가 이 믿음의 바탕 위에서 서로를 사랑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 또한 나 자신을 열어 상대방에게

 내어줌으로써 사랑의 일치를 이루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예수님께서는 지금 여기 내 눈앞에

보이는 모습으로 있는 형제 자매들 안에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동료 인간들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을 보는 눈을 지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나를 내어주는

사랑의 교환만이 ‘상호내주’를 가능하게 하는 길입니다.

오늘도 평범한 이웃들의 일상적인 몸짓과 주고받는 말,

표정들을 통해 예수님을 발견하고, 하느님 자비의 마음으로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우리이길 바랍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 내 안에 사는 이(Christ in Me) - 까리따스 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