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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부활 제 4주간 목요일 / 기경호 신부님 ~




부활 4주 목 요한 13,16-20(16.4.21)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다.”(요한 13,20)


"whoever receives the one I sent receives me."






사랑의 섬김을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



수난을 앞에 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가야 할 길을 유언처럼 당부하십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13,16)


이 말씀은 그분의 제자들은 한 분이신 주님의 동등한 형제들임을 명심하고,

이런 동료의식 속에서 서로를 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누군가의 ‘위에서’가 아니라 ‘곁에서’ 그 사람을 향하여
자기 자신을

 바칠 때에야 비로소 인간다워질 수 있다는 소중한 가르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어 말씀하십니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13,20)

이는 예수님께서 보낸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분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결국 하느님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분께서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요?


 예수님을 알게 하고 발견하게 하는 모든 이들이

 바로 그분께서 보낸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웃을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뤄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수님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먼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회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거느리는 사랑이 아니라 섬기는 사랑이었습니다.


동료 형제 자매들을 통하여 보잘것없고 죄 중에 살아가는 우리를

섬기고 사랑해주시는 주인의 큰 사랑을 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심으로써

 종인 우리도 서로를 섬기며 살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서로를 사랑으로 섬기는 바로 그것이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삶입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사랑의 정신으로 자진해서 서로 봉사하고 순종할 것입니다.”

(1221년 수도규칙 5,14)라고 권고합니다.


나아가 그는 모든 피조물을 형제로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을 온전히 받아들였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모든 피조물 안에서 구세주에 관한 말씀을 떠올리며

큰 사랑에 불타올랐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정배임을 늘 생각하셨습니다.


자신을 ‘가장 보잘것없는 종’으로 인식하였던 그는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을 통하여 하느님을 보았고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았기에 만사만물이 그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부의 뜻을 따라 스스로 낮추시고 비우시며

사랑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그 사랑은 모든 것 안에서 예수님을 받아들여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나는 파견된 자로서 예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이웃과

그들의 희로애락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세상의 문제들을 통하여, 그리고 피조물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손길과

예수님의 사랑을 알아차리고 있는지 성찰해보아야겠지요.

오늘도 나 자신이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을 위해 파견된 도구임을 기억하면서,

다른 이들의 위가 아닌 곁에서 그들을 섬기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과 일치하는 천상 기쁨을 지금 여기서 맛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웃을 받아들임으로써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피조물을 형제로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거룩한 포옹’의 날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