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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 안셀름 그륀 신부님 ~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안셀름 그륀

 

 

우리는 오랫동안 자기 사랑을 소홀히 하였다.

내가 젊었을 때에 자기 사랑은 이기주의일 뿐이라고 항상 의심받았다.

나 자신을 생각해서는 안 되고 늘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웃 사랑의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극인

'우리 자신에 대한 사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나 자신을 긍정하고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일 뿐 아니라,

호의적이고 사랑스런 눈으로 나 자신을 보고 나에게 호감을 갖는 것이며,

나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뜻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 사랑은 몸에서 시작된다.

나는 영적인 길을 가고 싶어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많이 만난다.

그들은 하느님 사랑에 대하여 말한다.

그러나 솔직해지면 그들은 자신의 몸을 사랑할 줄 모른다고 말한다.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기 몸에 대한 강한 증오가 숨어 있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몸 나'(Leib)를 사랑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가?


첫째 조건은 내 몸에서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내 몸을 아름답게 보며,

좋은 시선으로 내 몸을 바라보는 것이다.

 

둘째 조건은 내 몸을 잘 돌보고, 부드럽게 만지며, 내 몸을 사랑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거울 앞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매일 아침 자기 얼굴을 보며 친절하게 인사하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될 수 있다.

 

 

내 얼굴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비치고자 한다.

'몸 나'를 사랑하는 것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셔서 나에게 맡기신 것을 내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아가 진정한 '자기'(Selbst),

즉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만드신 고유한 나만의 이미지를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모든 기분을 절대화하고

그것을  '자기'로 여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도 나는 나의 진정한 '자기'가 살아 있는 나의 가슴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귀 기울여야 한다.

나는 이 '자기'를 포기해서도 거부해서도 안 된다.


예수께서 당신을 따르는 전제조건으로 자아포기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우리에게 '자기'를 부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경우에 우리를 방해하려는

'에고'(Ego)에게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에고는 오직 자신의 주변만 맴돈다.

'자기'는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신비와 연결되어 있고 하느님과 인간의 신비와도 연결되어 있다.


내가 내 안의 내적 울림을 감지하면 나는 '자기'와 연결된다.

그러므로 이 울림을 느낄 때 그것을 지나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웃 사랑은 오직 이 내적 울림에서 흘러나올 때에야 진실한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