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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의 원죄없으신 잉태와 삼위 하느님의 기쁨 / 루이사 피카레타 ++

15권-4, 성모님의 원죄 없는 잉태에 대하여
1922년 12월 8일

1. 나는 순종하기 위하여 이 글을 쓴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를 행할 수 있는 은총과 힘을 얻으려고 그분의 희생적인 순종에 나 자신을 결합시키면서 모든 것을 다정하신 그분께 봉헌한다. - 그러니, 오, 저의 예수님, 이제 당신의 거룩한 손과 지혜의 빛을 저에게 주시고, 저와 함께 글을 써 주십시오.

2. 여왕이신 내 천상 엄마의 원죄 없는 잉태라는 놀랍고도 놀라운 일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노라니, 내 내면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다.

3. “딸아, 내 사랑하올 엄마의 원죄 없는 잉태는 과연 하늘과 땅이 놀라워하며 경축할 정도로 기적적이며 경이롭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하느님 성삼위께서 서로 경쟁하듯 관여하셨으니, 아버지께서는 능력의 무한한 바다를 쏟아 부으셨고, 아들인 나는 지혜의 무한한 바다를 성령께서는 영원한 사랑의 무한한 바다를 쏟아 부으셨다.

4. 이 바다들이 합쳐지면서 오직 하나의 바다가 되었고, 선택된 이들 중에서도 선택된 이 동정녀의 잉태가 그 바다 한복판에서 이루어졌다. 하느님의 신성이 이 잉태의 본질을 이루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바다는 이 탄복에 마지않을 유일한 피조물의 생명의 중심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위에 머물러 있기도 하였다. 마음을 어둡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 보호하면서 순간마다 그에게 새로운 아름다움과 새로운 은총, 능력, 지혜, 사랑, 특권 등을 주기 위함이었다.

5. 그러므로 그의 작은 본성은 이 바다의 중심에서 잉태되어 그 신적 물결의 영향 아래에서 형성되며 성장하였다. 따라서 오직 하나뿐인 이 고귀한 피조물이 형성되자마자 하느님께서는 다른 피조물들에 대해 으레 하시는 것처럼 기다리기를 원치 않으시고, 곧바로 그녀의 포옹과 사랑의 보답과 입맞춤을 받으며 그 천진무구한 미소를 즐기고자 하셨다.

6. 나는 이 잉태가 이루어진 즉시 그에게 이성을 부여하였고, 모든 지식들을 주었으며,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우리 (성삼위)가 느끼는 기쁨과 비통을 깨닫게 하였다. 그는 그러므로 모태에 있을 때부터 우리에게 포옹과 사랑의 보답과 다정한 입맞춤을 주려고 하늘에, 우리 옥좌의 발치에 오곤 하였고, 우리의 팔 안에 뛰어들어 보은과 감사의 표시로 방긋이 미소를 보이곤 했다. 너무나 기쁨에 찬 미소여서 우리도 흐뭇한 미소를 보여 주지 않을 수 없었다.

7. 오! 이리도 천진무구하고 특전적이며 모든 신적 속성으로 부요한 피조물이 전적인 사랑과 신뢰로 아무 두려움 없이 우리 가운데로 오는 것을 보는 것은 얼마나 유쾌한 일이었는지! 사실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를 떼어 놓고 사랑을 쳐부수며 신뢰를 흩어 없애고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은 죄뿐이다.

8. 여왕으로서 우리에게 오곤 한 이 피조물은 우리에게서 받은 사랑으로 우리를 지배하며 황홀하게 하고 축제의 즐거움에 젖게 하면서 더 많은 사랑을 얻어 갔고, 우리는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면서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 그 사랑을 즐겼고, 그 피조물을 하늘과 땅의 여왕으로 정하였다.

9. 하늘과 땅은 그토록 오랜 세기를 두고 염원해 온 그들의 여왕을 얻게 되었으므로 우리와 함께 기뻐 뛰며 경축하였다.

10. 태양은 빛을 내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빛을 비추며 여왕을 섬기게 된 것을 행복으로 여긴 것이다. 하늘과 별들과 온 우주도 기뻐 미소하며 경축하였다. 그들의 여왕을 즐겁게 하려고 모든 천체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 줄 터였기 때문이다.

11. 식물은 여왕의 양식이 될 것이기에 미소를 지었고, 땅도 미소를 지으며 스스로 고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기 여왕에게 거처를 제공할 것이고, 여왕의 발에 밟히는 영광을 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12. 오직 지옥만이 여왕이신 이 여인의 지배로 말미암아 힘을 잃게 될 줄을 알고 울부짖고 있었다.

13. 한데 이 천상적 사람이 처음으로 우리의 옥좌 앞에 왔을 때 맨 먼저 한 행위가 무엇이었는지 아느냐?
그것은 인간의 뜻과 창조주의 뜻 사이의 갈라진 틈에 인간의 모든 악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두려움으로 떨면서 서둘러 자기의 뜻을 내 옥좌의 발치에 묶어 두는 행위였다. 자기의 뜻이 무엇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14. 그러므로 내 뜻은 이 사람에게 자신을 묶어 그 생명의 중심이 되었으니, 모든 흐름과 모든 관계와 모든 소통의 통로가 그와 우리 사이에 열려, 우리가 그에게 맡기지 않은 비밀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15. 과연 우리의 발치에 자기의 뜻을 내놓은 그 행위야말로 그가 행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대하고 가장 영웅적인 행위였고, 우리를 기뻐 어쩔 줄 모르게 할 정도의 행위였으며, 그를 만물의 여왕으로 임명하게 한 행위였다.

16. 그런즉, 자기 자신을 나의 뜻에 묶어 둔다는 것과 자신의 뜻을 모르게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제 알겠느냐?

17. 이 사람이 행한 두 번째 행위는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무슨 희생에나 자신을 바치는 것이었고, 세 번째 행위는 인간이 자기의 뜻을 행함으로써 우리에게서 앗아간 창조 사업 전체의 영예와 영광을 우리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18. 그러므로 그 사람은 모태 안에 있을 때부터 인간의 죄로 모욕 받고 있는 우리를 보면서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눈물을 흘렸고, 죄 많은 인간을 두고 슬피 울었다. 오, 이 무구한 눈물이 우리를 얼마나 감동시켰는지! 대망의 구원 사업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19. 이 여왕이 우리를 지배하고 얽매며 우리에게서 무수한 은총을 낚아 채는데다, 우리에게 인류를 굽어보라고 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우리는 그 거듭된 간청에 저항할 수 없었고 저항할 방법도 모를 지경이었던 것이다.

20. 하지만, 바로 하느님을 좌우하는 그 강력한 힘이 대관절 어디에서 왔겠느냐? 아, 알겠다고? 그렇다. 그것은 이 여왕 안에서 활동하는 우리 뜻의 힘이었다. 우리의 뜻이 여왕을 지배하면서 여왕으로 하여금 하느님 자신의 지배자가 되게 했던 것이다.

21. 게다가 우리 뜻의 능력과 거룩함을 소유한 이 무구한 피조물에게 우리가 어떻게 저항할 수 있었겠느냐? 만약 그렇게 했다면,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저항하는 격이 되었을 것이다.

22. 우리는 이 피조물 안에서 우리의 신적 속성들을 볼 수 있었다. 넘치는 물결처럼 그에게 쏟아 부어진 우리 거룩함의 반영을, 그리고 거룩한 길, 우리의 사랑, 우리의 능력 등등의 반영을 볼 수 있었고, 아울러 우리의 뜻이 그의 중심이 되어 우리의 신적 속성들의 모든 반영을 끌어당기면서 그 안에 있는 하느님의 거처를 영예롭게 하며 보호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23. 만일 원죄 없이 잉태된 이 동정녀가 하느님의 뜻을 생명의 중심으로 지니고 있지 않았다면, 그녀를 그토록 부요하게 한 다른 모든 특권과 특전들은 그것에 비하여 전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을 것이다. 하느님의 뜻이 그리도 많은 특권들을 굳건하게 보존해 주었고, 매순간 새로운 특권들을 증가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24. 여기에, 우리가 그 동정녀를 만물의 여왕으로 선정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활동할 때에는 이성과 지혜와 정의를 가지고 활동하거니와, 자기의 인간적인 뜻에 생기를 준 적이 없는 이 동정녀의 내면에는 우리의 뜻만이 완전한 모양으로 고스란히 있었던 것이다.

25. 그러니 우리가 다른 누구에게 '너는 하늘과 태양과 별들 등등의 여왕이다.' 하고 말할 수 있었겠느냐? 이 피조물이 만일 우리의 뜻을 지배자로 삼는 대신 자기 뜻의 지배를 받았다면, 삼라만상의 모든 구성 요소들이, 곧 하늘과 땅이 그의 통치제도와 지배에서 영 떠나고 말았을 것이다.

26. 그리고 모두가 소리 없는 말로 '저희는 그를 원치 않습니다. 저희가 그 피조물보다 월등 낫습니다. 저희는 주님께서 지어내신 그대로 있으니 주님의 영원하신 뜻을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고 외치면서, 태양은 그 빛으로, 별들은 그 반짝임으로, 바다는 그 파도로, 나머지 모든 것도 같은 방식으로 울부짖으며 항의했을 것이다.

27. 이와 반대로, 자기의 뜻은 알려고도 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뜻만을 알고자 한, 자기들의 누이 같은 이 탁월한 동정녀의 지배를 받게 되었음을 알게 되자마자, 그들은 모두 축제 분위기에 싸였을 뿐더러 여왕을 가지게 된 것을 영예롭게 여기기도 하였다. 여왕 주위로 달려가서 행렬을 이루며 경의를 표했으니, 달은 여왕의 발치에 발판으로, 별들은 화관으로, 태양은 왕관으로, 천사들은 종으로, 사람들은 시중꾼으로 자리하였다. 모두가, 빠짐없이 모두가, 자기네 여왕에게 경의를 표하며 정중한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28. 우리의 뜻은 따라서 우리 내면의 중심 안에서 활동하건, 피조물 안에 머물러 있건, 모든 영예와 영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29. 그렇다면 그 고귀한 여왕이 모태에서 나와 이 세상의 빛을 처음 보았을 때 맨 먼저 한 행위가 무엇이었겠느냐?

30. 이 천상적 아기가 태어나자 천사들은 자장가를 불러 주었고, 아기는 큰 기쁨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영혼은 자기의 조그만 몸에서 빠져 나와, 천사들 합창대의 동반을 받으며 하늘과 땅을 한바퀴 둘러보았고,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천지만물 전체에 퍼뜨리신 모든 사랑을 그러모았다. 그런 다음 하늘로 들어와서 우리의 옥좌 발치에 오더니, 모든 피조물의 사랑의 보답을 우리에게 바치면서 그 모두의 이름으로 '감사합니다.' 하고 첫마디를 건넸다.

31. 오, 이 조그만 아기 여왕의 '감사합니다.'를 들으면서 우리는 얼마나 기뻤는지! 그러므로 그 안에 모든 은총과 선물들을 재차 굳혀 주어, 다른 모든 피조물을 합친 것보다도 월등한 존재가 되게 했던 것이다.

32. 그러자 아기 여왕은 우리의 팔 안에 뛰어들어 우리와 함께 즐거워하면서 새로운 아름다움과 새로운 빛과 새로운 사랑으로 단장된 채 온갖 기쁨의 바다들 속을 헤엄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인류를 위하여 우리에게 간청했으니, 자기 형제들을 구원하도록 영원한 말씀을 내려 보내 주십사고 눈물로 애원했던 것이다.

33. 그러나 아기 여왕이 그렇게 하고 있었을 무렵 우리의 뜻은 이 여왕에게 지상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여왕은 그 즉시 우리의 흐뭇함과 기쁨을 뒤로하고 지상을 향해 출발하였다. 무엇을 하기 위해서였겠느냐? 바로 우리의 뜻을 실행하기 위해서였다.

34. 땅에 있는 우리의 뜻이, 즉, 갓 태어난 이 여왕 안에 있는 우리의 뜻이 강력한 자석과 같이 우리를 얼마나 세게 끌어당겼는지, 땅이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곳으로 보이지 않았고,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정의로 땅을 치고 싶지도 않았다.

35. 이 무구한 아기 안에 있는 우리 뜻의 힘이 우리의 팔을 만류하고, 땅에서 미소를 보내면서 정의를 은총과 다정한 미소로 바꾸는 바람에, 영원한 말씀이 이 감미로운 매력에 대항할 수 없어 강생할 채비를 서두르게 된 것이다.

36. 오, 내 거룩한 뜻이 기적이여! 모든 것이 너로 말미암고, 너를 통하여 완성되도다!
그러니 피조물 안에 있는 내 뜻보다 더 큰 기적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