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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바오로) 신부님

~ 주님 승천 대축일 / 오상선 신부님 ~

2021년 5월 16일 주님 승천 대축일 낮미사

 

2021.05.16.mp3

2.03MB


오늘 미사의 말씀은 예수님 승천의 의미를 들려 주십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마르 16,19)
부활하신 후 "사십 일 동안 여러 번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 주"(사도 1,3 참조)신 예수님을 아버지께서는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습니다."(에페 1,20) 그래서 교회는 대대로 성령 강림 대축일 전에 이를 기념하고 경축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냅니다.


그런데 승천은 예수님께서 저 위 하늘 나라 대기권 속으로 올라가셨다는 의미보다는, 물리적으로 취하셨던 육신을 벗고 원래 계셨던 당신 신성의 자리로 돌아가셨음을 가리킵니다. 육신을 벗으신 예수님은 이제 더 자유롭게 우리와 함께하시며 아버지의 뜻을 이루십니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마르 16,20)
그저 보잘것없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제자들이 주님에게서 사명을 받아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마르 16,15)합니다. 그들을 지탱하는 힘은 그들과 함께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모든 능력이 예수님에게서 나오니까요.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전하는 바를 친히 이루어주심으로써 말씀을 확증해 주십니다.


제1독서서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승천에 이르시기까지의 일들이 차근히 서술됩니다.

"땅끝에 이르시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선포 내용을 확증해 주시고, 그럼으로써 제자들이 주님의 증인이 됩니다. 이제 제자들은 이스라엘에 국한되지 않고 온 세상, 땅끝까지 힘차게 뻗어 나가 주님을 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세상 끝 날까지" 복음의 증인들과 함께하시며 하느님 나라를 완성해 나가실 것입니다.


제2독서는 예수님과 우리의 영원한 동행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로 주셨습니다."(에페 1,22)
하느님 백성인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기에, 우리 모두는 그분 몸의 구성원입니다. 교회가 존재하는 한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또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한 교회 역시 존재하지요. 그래서 그리스도와 교회, 주님과 우리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확증하고 증언하며 하나로 나아갑니다. 천상 예루살렘 교회의 완성에 이를 때까지 이 동행은 지속될 것입니다.


주님의 승천으로 우리는 그분을 잃은 것이 아니라 더욱 확고한 현존으로 선사받았습니다. 그분은 눈에 보이지도 않으시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분이시지만 그래서 더욱 생생하게 함께 존재하고 일하시지요.

나약한 우리가 주님 때문에 가슴이 뜨겁게 타올라 부활의 증인이 되고, 그런 우리가 전하는 말씀이 이루어지며, 죄인인 우리에게 영향을 받은 이들이 세상에 또 다른 선한 영향력의 고리가 되는 일. 이 모든 놀라운 기적들은 당신 말씀을 확증하시는 예수님 헌신의 자취입니다.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우리는 주님의 '떠남'과 '다시 오심' 사이에서 그분과 동행하여 걸어 가는 중입니다. 주님께서는 반드시 다시 오시어 지상 순례길에서 맺힌 눈물을 닦아 주시고 사랑의 심판으로 우리를 위로해 주실 것입니다. 그때까지 서로 격려하며 말씀의 등불을 꺼뜨리지 말고 빛을 향해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