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9일 부활 제7주간 수요일
2021.05.20.mp3
1.98MB
오늘 미사의 말씀에서는 바로 우리를 위한 주님의 계획이 드러납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요한 17,20)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 이어, 제자들을 통해 주님의 길을 걷게 될 모든 이들, 곧 우리들과 미래 신앙의 후손들을 위해서 기도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 안에 온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품고 계십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요한 17,23)
예수님은 당신을 믿고 따르는 모든 이 안에 현존하십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은 홀로 오시지 않고 성부, 성령과 함께 오시어 거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받아들인 이들은 모두 성삼위 하느님을 모시는 것이니, 저마다의 시대롸 민족, 문화 안에서 예수님을 받아들인 이들은 가히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모신 하느님이 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6)
모든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하느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받는 사랑과 예수님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사랑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그 사랑으로 이웃과 형제를 사랑합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이 하나의 사랑이 퍼져나간 자리에 믿음이 자라나고 우리는 시대와 민족을 넘나들며 하나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특정 지역, 특정 민족에게만 향하는 편협하고 폐쇄적인 '선호'가 아니라 '보편적 사랑'이 탄생합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에게서 시작된 그 사랑은 그래서 하나이고 완전합니다.
제1독서에서는 사도 바오로의 사명이 드러납니다.
"나는 죽은 이들이 부활하리라는 희망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사도 23,6)
수석 사제들, 최고 의회 의원들을 향한 사도의 외침은 거센 논쟁을 촉발시킵니다. 그는 유다인 종교 기득권자들이 적대하는 예수님의 이름을 언급하기보다 그분을 통해 인류에게 주어진 보편적 희망과 사랑을 선포하지요.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사도 23,11)
최고 의회와의 호된 만남이 있던 그날 밤 주님께서 친히 바오로 앞에 나타나셔서 이르십니다. 주님은 지금 바오로에게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잘 아십니다.
사도 바오로의 증언은 하느님의 선택된 민족의 담장을 넘어 온 인류가 알아들을 보편적인 사랑의 언어로 선포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바오로는 총독에게 호송되고 판결이 미뤄지다가 결국 황제에게 항소하는 우여곡절 끝에 로마에 가게 되지요.
이 일련의 과정은 사도들의 말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될 제자의 제자의 제자... 그렇게 우리에게까지 이어질 신앙의 계보로 엮일 겁니다. 온 인류는 한 민족, 한 문화에 갇힌 신앙이 아니라 온 세상 모든 피조물을 향하는 보편적 사랑으로 초대되어 한 하느님의 자녀, 곧 형제자매로 서로 연결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예수님은 당신과 아버지가 하나이시듯 우리도 하나되길 바라시지요. 우리 안에 예수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 안에 아버지께서 계시지요. 한 분이신 주님을 모신 우리는 아무리 삶의 조건이 달라도 하나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안에 하나가 된 우리 모두를 축복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사랑으로 구원되었습니다.
'오상선(바오로) 신부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활 제 7주간 토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22 |
---|---|
~ 부활 제 7주간 금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21 |
~ 부활 제 7주간 화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19 |
~ 부활 제 7주간 월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17 |
~ 주님 승천 대축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