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9.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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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사 축일인 오늘, 미사의 말씀 안에서 우리는 천사가 어떤 존재인지 감지합니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51)
천사는 하느님과 사람을 잇는 메신저입니다. 당신의 뜻을 사람에게 전달하라고 하느님께서 뽑아 파견하신 존재가 천사지요.
창세기에 등장하는 선조 야곱도 형 에사우를 피해 달아나던 길에 천사가 하늘까지 닿은 층계를 오르내리는 꿈을 꾸고는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천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켜보시며 염려하고 도와주신다는 표지입니다.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요, 그분을 모시고 선 이가 억만이었다."(다니 7,10)
다니엘 예언자는 장엄하고 영광스러운 천상 옥좌와 마치 대관식과 같은 장면을 환시로 봅니다. 옥좌에 앉으신 분, 옥좌에서 강물처럼 뿜어 나오는 불길, 그리고 그분을 둘러싼 이들,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진 사람의 아들... 인간이 상상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엄위롭고 영화로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지요.
천사는 하느님 곁에서 시중들며 그분을 모시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전제주의 국가의 군주와 노예들 간의 관계를 떠올리면 곤란합니다. 천사들은 사랑 때문에 하느님 곁에 머무르며 그분을 모시는 존재들이니까요.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님의 모든 천사들아. 그분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 말씀을 따르는 힘센 용사들아."(입당송)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님의 모든 군대들아, 그분 뜻을 따르는 모든 신하들아."(복음 환호송)
천사들은 그분께서 원하시면 그분의 목소리가 되어 세상에 그분의 뜻을 전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그분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하지요. 또 그분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 때로는 힘센 용사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성경에는 주님 군대의 용사로서 그분의 뜻을 이룬 천사들이 등장하지요.
"주님,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천사들 앞에서 찬미 노래 부르나이다."(영성체송)
천사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과 더 친밀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보여 줍니다. 우리는 천사를 통해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뜻을 알아듣고, 비록 여전히 지상 순례 여정 안에 있어도 천사들처럼 주님 곁에 머물러 그분을 섬기고 모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사들과 한 목소리로 그분께 찬미와 영광과 감사를 드리지요. 지상의 우리와 천상의 천사들이 함께 올려드리는 찬미의 하모니가 얼마나 아름다울런지요!
"그분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 말씀을 따르는 힘센 용사들아."
세속과 재물과 관계에 치여 허덕허덕 살아가면서도 천사들처럼 주님과 가까울 수 있는 방법이 곧 말씀과 동행하는 삶입니다. 바로 여러분과 제가 매일 하고 있는 거룩한 일이지요. 부족하나마 있는 힘껏 듣고 읽고 묵상하고 실천하는 말씀이 나날이 우리를 천사처럼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그렇게 변모된 우리를 누군가를 위해 천사처럼 쓰실지도 모릅니다. 당신 뜻을 담아 누군가에게 파견하시고 그를 위해 당신의 사랑이 되어 주라고요. 천상의 천사들과 성인들, 이 지상의 모든 피조물은 모두 하느님과의 사랑을 위해 존재하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 그분과 일치하고, 주님 향한 찬미와 감사를 잊지 않는 영혼으로 살아가도록 대천사들의 전구를 청합니다.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천사인 벗님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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