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2.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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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사의 말씀은 우리에게 위안을 주십니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지상 순례길을 걷는 우리 각자에게 주님께서 수호천사를 정해 주셨다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감각적으로 알아차릴 수 없어도 우리는 언제나 저마다의 수호천사의 보호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늘 나라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 묻는 제자들에게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가장 큰 사람이라고 답하십니다. 어린이는 꼭 나이가 어린 사람을 한정하기보다 세상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작고 보잘것 없고 가난한 이들을 대변합니다.
그런데 인간적 눈으로 볼 때 아무리 힘 없고 볼품 없어 보이는 이라도 자기 편이 있답니다. 게다가 그 편은 하늘에서 아버지와 얼굴을 마주하며 그를 더 안전하고 선하게 아버지께로 이끌어 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요. 바로 수호천사입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마태 18,10)
지상에 있는 우리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긴밀히 연결해 주는 존재가 바로 수호천사일 겁니다. 모든 이가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한 이유는 우리가 하느님의 모상으로 지어졌기 때문인데, 예수님은 그에 더하여, 각자의 자기 편이 하늘의 아버지 곁에서 우리를 든든히 지켜 주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제1독서에서 주님은 당신이 보내실 천사와 긴밀히 움직이십니다.
"그는 내 이름을 지니고 있다."(탈출 23,21)
주님은 천사에게 당신의 이름을 담아서 보내십니다. 파견되는 존재는 파견하신 분의 뜻에 온전히 동화되고 순종하여 말하고 움직입니다. 자신이 지니고 온 그 이름의 영광과 무게, 가치를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그의 말을 잘 들어 내가 일러 준 것을 모두 실행하면, 나는 너희 원수들을 나의 원수로 삼고, 너희의 적들을 나의 적으로 삼겠다."(탈출 23,22)
우리가 천사의 말을 잘 들으면 하느님도 그 천사가 했듯이 우리 편이 되어 주신다고 하십니다. 천사를 통해 전해진 주님의 뜻에 잘 따르기만 하면 우리는 천군만마 정도는 비길 수 없는 우리 편을 이제와 항상 영원히, 지상에서와 같이 하늘에서도 갖게 되는 겁니다.
주님께서 우리 편이시고, 천사들도 우리 편이라면, 이 세상에서 아무리 작고 가난한 변두리 인생이어도 부족한 게 무어랍니까! 타인의 작음은 물론 자신의 작음도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이라면 조금 더 가지고 조금 더 올라가고 조금 더 힘 있다고 자랑할 일이 뭐 있겠습니까! 함부로 갑질하고 으스대며 업신여기는 자만 더 추레해질 뿐이지요.
사랑하는 벗님! 삶이 힘겹고 지칠 때는 나의 수호천사도 내 편, 그 천사와 얼굴을 마주하고 나를 위해 고심하고 염려하시는 하늘의 아버지도 내 편이시라는 사실에서 용기와 위로를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를 보호하는 수호천사와 함께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힘 내어 순례 여정을 걸어갑시다. 하느님을 든든한 빽으로 두신 벗님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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