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 대축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밥그릇에 누우신 예수 아기>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루카 2,12)
사람이든 짐승이든
풀 한포기 아름드리나무도
하늘과 땅과
물과 공기는 물론
저 아득 멀리
해와 달과 별까지
살아 숨 쉬니
밥을 먹어야 할 텐데
여기
빈 밥그릇만
하나 덩그러니
밥은 어디 있을까
밥 찾는 이
차고 넘쳐도
밥 되는 이
찾기 어려워
그렁그렁 눈물 맺힌
주리고 서러운 눈길들
하나하나 가득 모인
밥 없는 밥그릇에
오늘 밤
예수 아기
포대기에 싸여
새근새근 누우시네
어서 나를 드세요
그리고 다시 살아나세요
이제 나처럼 여기 누워요
기꺼이 다른 이 살려내게요
살며시 옅은 웃음으로
말씀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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