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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 김동희 신부님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김동희 모세 신부님.

 

 

 

오늘 복음에서 두 모습을 떠올립니다. 첫째는 시편 23(22)편이 노래하는 ‘목자와 양 떼’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쫓아온 큰 군중을 가엾이 보시고 제자들을 시켜 모두 푸른 풀밭에 백 명 또는 쉰 명씩 무리 지어 자리 잡게 하십니다.

 

목자의 인도를 받으며 풀을 뜯는 초원의 양 떼들과 매우 비슷합니다.

 

어디에 풀과 마실 물이 있는지 잘 아는 목자와 함께라면 메마른 광야라도 두렵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구약 성경의 오경이 묘사하는 광야를 행진하여 가는 열두 지파 진영의 모습입니다.

 

낮 동안 그들을 안내하던 구름이 내려와 멈추면 이스라엘 열두 지파는 질서 정연하게 무리 지어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모세는 많은 것이 부족한 광야에서 백성들의 고충을 하느님께 가져가 아뢰고, 하느님께서는 이에 응답하시어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 백성의 가엾음을 외면하시지 않고 빵의 기적으로 응답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베푸시기에 앞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르 6,37)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제자들의 가난한 봉헌물인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받으시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의 기도를 바치신 다음 당신 양 떼들을 배부르게 하셨지요.

 

아버지 하느님의 도우심과 제자들의 가난한 봉헌이 함께한 선물과도 같은 아름다운 기적입니다.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빵 조각과 물고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6,43).

 

신명기 28장 5절의 축복 말씀이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너희의 광주리와 반죽 통도 복을 받을 것이다.”

 

반죽 통의 축복이 사렙타 마을의 과부에게서 이루어졌다면, 광주리의 축복은 예수님과 함께한 제자들에게 주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