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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1주간 목요일 / 송영진 신부님 ~


<연중 제1주간 목요일 강론>(2025. 1. 16. 목)(마르 1,40-45)

 

복음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면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해야 합니다.』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마르 1,40-45).”

 

1) 여기서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라는 말씀은, “예수님은 병을 잘 고치시는 분”이라는 소문을

퍼뜨리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치유 기적에 대해서는 아예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단단히 이르셨다.’ 라는 말은, 지금 이 명령은 ‘반드시’

지켜야 할 매우 중요한 명령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명령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몸의 치유’만을 바라고 몰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은 ‘몸의 치유’가 아니라

‘영혼의 구원’을 주려고 오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2) 그런데 그 병자의 입장에서는 예수님의 명령이 ‘이해하기

어려운’ 명령, ‘납득할 수 없는’ 명령이었을 것입니다.

그의 병이 치유된 일은 그 병자 자신에게도, 가족과

친지들과 친구들에게도 분명히 좋은 일이었고

기쁜 일이었기 때문에, 그는 그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자기 생각대로 그렇게 했습니다.

예수님의 명령은 무시했거나 잊어버렸을 것입니다.

물론 너무 기뻐서 그랬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왜 그렇게 엄하게 명령하셨는지를

생각했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면, 이해가 안 되어도, 납득이 되지

않아도,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만을 내세울 일이 아닙니다.

 

3) 그 병자가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음으로써,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셔야만 했습니다.

그 병자가 무슨 나쁜 의도로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예수님의 일을 크게 방해한 셈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은

십자가의 길을 말렸던 베드로 사도의 행동과 거의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라고

베드로 사도를 아주 엄하게 꾸짖으셨는데(마태 16,23),

만일에 그 병자를 다시 만나셨다면,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렇게 꾸짖으셨을 것입니다.

그 병자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 너무 기뻐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린 일은 ‘사람의 일’이고, 예수님께서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라고 ‘단단히’ 이르신 일은

‘하느님의 일’입니다.

<신앙인은 ‘사람의 일’을 버리고,

‘하느님의 일’만 따라야 하는 사람입니다.>

 

4)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신 뒤에, 제자들에게 침묵을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마르 9,9-10).”

예수님께서 침묵을 지키라고 명령하신 것은,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수난, 죽음, 부활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선포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때 제자들은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직접 보고,

하느님 나라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더욱 굳게 확신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심정으로는 그것을 널리 알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자기들이 듣고 본 일들에 대해서 침묵을 지켰습니다.

예수님의 명령을 이해하지도 못했고, 납득하지도 못했지만,

그 명령에 순종한 것입니다.

신앙인은 바로 그렇게 행동해야 합니다.

 

5) 예수님께서는 게라사인들의 지방에서 어떤 ‘마귀 들린

사람’을 고쳐 주신 다음에는,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마르 5,19).” 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 경우는 침묵을 지키라고 명령한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인데,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이방인 지역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람은 충실하게 예수님의 명령을 실행했습니다.

“그는 물러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해 주신 모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선포하기 시작하였다(마르 5,20).”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