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4일 연중 제4주간 화요일
신부가 된 지 몇 년 안 되었을 11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자동차 문을 닫다가 허리에 큰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그냥 주저앉았고 그 자리에서 일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근처에 사는 신부에게 전화해서 도움을 청했고, 이 신부의 도움으로 바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신학생 때 테니스를 무리하게 쳐서 허리를 다쳤었는데, 그 자리였던 것입니다. 입원 후 치료받으면서 다시 일상생활을 할 정도가 되어 퇴원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해에도 병원에 또 입원했습니다. 이번에도 11월이었고, 물건을 들다가 주저앉은 것입니다. 그다음 해에는 어떠했을까요? 맞습니다. 또 11월에 또 입원했습니다. 그다음은 어떠했을까요?
다행히 그 뒤 허리 때문에 입원한 적은 없습니다. 허리 운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종합검진 때, 허리 검사를 했는데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허리 근육이 잘 발달하여서 이제 허리 아플 일은 없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들어서일까요? 더는 허리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11월이 되면 입원했을까요? 아마 ‘허리가 또 아플 거야.’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제한적 믿음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믿음이 중요합니다. 부정적 믿음을 갖게 되면, 여기에서 탈출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은 믿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줍니다.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는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구원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자기 믿음대로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았습니다. 회당장에게 딸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르 5,35)
이런 말에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마르 5,36)
사람들은 예수님을 비웃었습니다.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믿는 사람은 절대로 예수님의 일을 비웃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도 하느님의 뜻이라면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도록 하시는 주님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의 논리를 앞세워서 부정적 믿음을 계속 만들어 갑니다. 그래서 심지어 예수님을 향해 비웃음도 던지고 있습니다.
주님을 통해 가능한 것을 부정적인 믿음으로 불가능한 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의 명언: 탐욕은 일체를 얻고자 욕심내어서 도리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몽테뉴).
사진설명: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조명연신부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성 바오로 미끼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2.06 |
---|---|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2.05 |
~ 연중 제 4주간 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2.03 |
~ 주님 봉헌 축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2.02 |
~ 연중 제 3주간 토요일 / 조명연 신부님 ~ (0) | 2025.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