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5주간 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믿음의 여정, 예닮의 여정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 주님의 십자가만을 바라보며”
"주님, 제 기도를 들으소서.
제 부르짖음이 당신께 이르게 하소서."(시편102,2)
봄날도 갑니다. 물흐르듯,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입니다. 오랫동안 정주생활을 하다보니 형제자매들의 모습에서 세월이 가는 것이 보입니다. 2014년 안식년에 산티아고 순례 여행을 다녀온지도 1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살아 온 날들보다는 앞으로 살 날을 계산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 여정을 가진후 강론 제목으로 참 많이 사용했던 ‘여정’이란 말마디입니다.
“믿음의 여정, 예닮의 여정”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 주님의 십자가만을 바라보며-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또 많이 묻고 자문하는 내용입니다. “일일일생, 인생을 하루로 압축하면, 또 일년사계,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 압축하면 어느 시점時點에 와 있겠는가?”하는 것입니다. 이런 묵상이 오늘 지금 여기서 허영이나 환상, 탐욕이 걷힌 본질적 깊이의 투명한 삶을 살게 합니다.
오늘 민수기와 요한복음 말씀이 우리의 믿음의 여정에 좋은 참고가 됩니다. 오늘 민수기는 모세의 인도하에 이집트를 탈출하여 약속의 땅을 향해 광야의 여정중이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혼란된 모습은 믿음의 여정중인 우리에게는 참 좋은 반면교사가 됩니다. 현실의 어려움에 좌절하자 과거 이집트에서 생활을 그리워하며 퇴행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신들은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올라오게 하여, 이 광야에서 죽게 하시오? 양식도 없고 물도 없소. 이 보잘 것 없는 양식은 이제 진저리가 나오.”
이 또한 무지한 인간의 보편적 모습입니다. 그들의 인도자인 하느님과 모세에게 노골적으로 불평을 터뜨리며 죄를 짓습니다. 죄악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느님과 백성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모세의 노고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느님께서 불뱀을 보내시어 이들을 물어 죽게하니 모세는 백성들의 청을 들어 하느님께 기도하자 응답을 받습니다.
“너는 불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 것이다.”
모세는 구리 뱀을 만들어 그것을 기둥 위에 달아 놓았고, 뱀이 사람을 물었을 때, 그 사람이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납니다. 기둥위에 구리뱀이 상징하고 예표하는바 십자가의 예수님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모세가 아니라 예수님입니다. 새 이스라엘이자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들은 새 인도자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 믿음의 여정을, 날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을 살아갑니다. 오늘 요한복음은 우리의 영원한 인도자이신 예수님의 신원을 밝혀줍니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이미 세례성사로 예수님과 함께 위에서 태어났고, 이 세상에 살되 이 세상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속해 있기에, 또 예수님이 하느님이심을 믿기에 죄속에서 죽기는 커녕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우리들입니다. 또 다음 예수님 말씀이 중요합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말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가 늘 바라보는 ‘예수님의 십자가’는 영원한 회개의 표징이자 희망의 표징이요, 하느님의 영광을 환히 드러내는, 영원한 삶을 살게하는 구원의 표징임을 깨닫습니다. 이와 더불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이 날로 우리 모두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 주님의 십자가만을 바라보며, 믿음의 여정,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하루하루 믿음의 여정에 도움이 되는, 늘 나눠도 늘 새로운 제 좌우명 고백시를 나눔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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