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연신부님의 글 (4115) 썸네일형 리스트형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4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건축가는 건물을 만들지만, 완성 후에는 집주인에게 열쇠를 내주고 떠납니다. 요리사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만, 정작 그는 제때 식사를 할 수 없습니다. 기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만들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잘 쓰지 않습니다. 어쩌면 세상의 수많은 직업이 바로 이런 모순 속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남을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남과 연결되어 있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기의 일을 사랑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누구 때문에 자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분이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만나는 손님 때문에 힘들다고, 그래서 이제는 자기 일이 싫다고 말씀하십니다. 요리하..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3일 연중 제31주일 미사 마치고 복사들과 함께 제의방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처음으로 대복사를 선 아이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오늘 너무 긴장해서 몇 군데 틀렸다는 것입니다. 전례 때 종종 틀렸다면서 찾아오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례는 ‘맞다, 틀리다’의 관점이 아닙니다. 바른 자세와 바른 순서에 따라 바른 전례 예식이 거행되는 것은 우리의 일치와 정성스러움이 드러나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전례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 10항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례에서, 특히 성찬례에서, 마치 샘에서처럼 은총이 우리에게 흘러들고, 또한 교회의 다른 모든 활동이 그 목적으로 추구하는 인간 성화와 하느님 찬양..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2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지난달은 너무나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무엇인가에 집중할 일이 생겨서 통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두통도 있고,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다 문득 제 집무실에 있는 너저분한 많은 것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제 집무실에 많은 사람이 오거든요. 그 사람들이 이 지저분한 모습을 모두 보았을 테니까요. 곧바로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지저분한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자주 사용하는 것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었습니다. 1~2시간의 정리 끝에 제 마음에 드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계속 가지고 있었던 두통과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모든 병의 원인이 ‘스트레스’에 ..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1950년대,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태어난 신생아 833명을 대상으로 어른이 될 때까지 추적 관찰하는 종단연구(긴 시간 동안 특정 표본을 관찰하는 연구)가 시행되었습니다. 부모가 범죄자이거나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여서 불안전한 환경에서 양육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 살펴본 연구입니다. 40년에 걸쳐 시행된 이 연구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양육 환경이 불안정하고 피폐했던 200여 명의 연구 대상자 중 70여 명은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 부모와는 전혀 다른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가 물려준 유년기 양육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온전한 삶을 지켜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한 사람의 존재’에 있었..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0월 31일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무인도에 책 세 권을 가져갈 수 있다면 어떤 책을 가져갈 것입니까?’ 이 질문은 뉴욕의 유명 문학잡지 ‘파리 리뷰’가 작가들에게 물어본 질문입니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 마이클 세이본은 ‘모비딕’, ‘율리시스’ 그리고 이런 책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코코넛으로 진짜 비행기를 만드는 법’을 가져가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책을 가져가겠습니까? 저의 경우, ‘성경’ 하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하느님 말씀이 담겨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성경에는 모든 장르가 다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 한 권만으로도 많은 책(실제 73권이지만)을 들고 가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을수록 참으로 놀랍습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미사 때만 듣는 성경이었지만,..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0월 30일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1990년대 초반, 노래방이 생겨나면서 친구들과 자주 들렀던 생각이 납니다. 시간제한이 있는 노래방에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때(약 1분이 채 남지 않았을 때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불렀던 노래는 꼭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노래방에 있는 노래 중에 가장 긴 노래였습니다. 이 가장 긴 노래를 함께했던 친구들이 한 소절씩 부르면서 마무리했던 것이지요. 이 노래가 끝난 뒤에는 시간을 초과하면서 놀았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노래, 잘 부르는 노래, 의미 있는 노래 등으로 마무리합니다. 왜 바뀌었을까요? 시간을 연장하는 것보다 노래 부르..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0월 29일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인류학자인 메리 캐서린 베이트슨은 사람들이 더 오래 사는 반면 사람들의 생각은 더 짧아지는 중이라고 말합니다. 햇수로는 훨씬 더 이 세상에 머무르고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생각은 짧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짧은 삶을 살았지만, 세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 사상 등이 현재까지 이어져 누구보다 길게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몇 년 전, 피정 중에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다가 지금의 제 모습을 크게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겨우 33년의 세상 삶을 사신 예수님보다 훨씬 더 인간 세상에서 오래 살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짧은 시간을 정말로 길게 사셨습니다. 얼마나 긴지 2,000년..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0월 28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보면, 대체로 80년대의 노래입니다. 당시에는 라디오를 통해, 아니면 엘피판이나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음악을 들었습니다. 특히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테이프에 담아서 들고 다니며 들었습니다. 음질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당시에 들었던 것들입니다. 지금 훨씬 더 좋은 음질과 멋진 사운드 그리고 다양한 노래가 있음에도 잡음이 잔뜩 들어가 있는 노래에 감탄사를 내뱉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부족한 삶에 대한 낭만일까요? 부족했기에 더 집중했고 그래서 사랑했던 것입니다. ‘찌지직’ 거리는 잡음 소리도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긴 영.. 이전 1 2 3 4 5 6 7 ··· 5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