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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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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2월 1일 대림 제1주일  1986년 데이비드 스노든은 75세 이상의 가톨릭 수녀 678명을 대상으로 ‘노화와 알츠하이머에 관한 수녀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를 했습니다. 사후 수녀들의 뇌를 검사한 결과, 살아 있을 때 치매를 유발할 수 있었을 정도의 뇌 손상이 심한 수녀들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수녀들이 삶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가에 따라 치매에 걸리는지 안 걸리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그리고 무엇보다 영적으로 삶의 더 많은 면에서 활동적으로 참여했고, 노년기까지 그런 삶의 방식을 유지했던 수녀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신경 생성과 신경 가소성을 자극했습니다. 이런 수녀들의 뇌는 일부 손상이 되었어도 건강한 삶의 발판이 되어 줄 수 ..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미국의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코리 키스는 자기 수업인 ‘행복의 사회학’ 첫 시간에 학생들은 무엇을 가장 추구하는지 묻습니다. 대부분 행복을 이야기했습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첫 번째 과제를 줍니다. “오늘 오후에 밖에 나가서 행복해지는 일을 해 보세요. 그리고 그 행복이 한 시간, 더 나아가 오후 내내 이어지는지 알아보세요.” 다음날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과제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오후 내내 행복감을 유지한 학생이 있었을까요? 그저 기분 좋은 하루였을 뿐, 한 시간 이상 행복을 느꼈다고 말한 학생은 없었습니다. 저 역시 이 점을 떠올려 봅니다. 행복을 한 시간 이상 쭉 느끼기란 불가능했습니다. 하루 24시간 내내 행복하기만 하다면 이런 사람이..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29일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누구나 삶 안에서 최악의 기분을 느꼈던 적이 한두 번은 있었을 것입니다. 저에게 잊지 못할 일을 하나 꼽으라면, 서울 신학교에 다녔을 때 학생회장이 되어 사람들 앞에 섰을 때였습니다. 당시 세 개의 학교가 통합되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었던 서울 혜화동에 있는 가톨릭 신학대, 부천에 있는 성심여대, 그리고 강남에 있는 가톨릭 의대가 ‘가톨릭대학교’라는 이름으로 합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통합되었던 해에 세 교정이 함께 축제를 했습니다. 이 축제에서 신학대학 학생회장이라는 이유로 무대에 서서 축제 축하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떨었는지 모릅니다. 제가 하는 말에는 떨림이 그대로 묻어 나왔고, 너..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2024년 11월 28일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많은 사람이 메밀을 좋아합니다. 메밀에는 다양한 영양소와 생리활성 물질이 들어 있어 건강에 이로운 음식이라고 하지요. 고혈압 예방, 성인병 예방, 혈관 건강, 혈당 조절, 변비 해소, 이뇨작용 등 장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메밀국수, 막국수, 메밀묵, 메밀전병, 메밀전 등의 음식이 유명합니다. 또 예쁜 메밀꽃도 좋아합니다. 구전에 따르면 메밀은 고려 말 중국 원나라의 지배를 받을 때, 제주도에 들어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메밀은 소화도 안 되고 독성이 있는 작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실제로 살리실아민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습니다. 원나라는 제주도 남자들의 씨를 말리기 위해서 제주 전역에 메밀을 심은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의 지혜는 이를 오히려 약..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27일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초등학교 6학년 때입니다. 한 친구가 쉬는 시간에 지우개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칼로 지우개를 깎아내면서 도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만든 지우개 도장에 사인펜으로 까맣게 칠한 뒤, 자기 공책에 힘껏 누르니 자기 이름이 새겨지는 것입니다. 친구들 모두 감탄했습니다. 사실 초등학생인 우리 중에 자기 도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도장이 있으면 마치 어른이 될 것 같았습니다. 친구에게 도장 만드는 법을 배운 뒤, 반 친구 거의 모두가 지우개 도장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이름이 새겨진 도장이 생겼지만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이라 아주 허접했습니다. 더군다나 실패를 반복해서, 큼지막했던 지우개는 조그마한 지우개로 변..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26일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이스라엘의 한 화물 수송기가 아파트와 충돌해서 주민 39명, 승무원 4명이 사망하는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워낙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연일 이 사건에 대해 보도했지요. 이제 그로부터 10개월 후 무작위로 선택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심리검사가 있었습니다. 이때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학생 중 65%가 이 사건과 관련한 유도 질문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사고의 영상을 직접 본 것처럼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은 우리의 기억이 유도 질문이나 타인의 반응을 통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일어난 것처럼 만들어낸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즉,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 기억은 조작될 수 있었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겪었는데도 나와 다른 기억..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25일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어느 책에서 미국에 이민하여서 아이들을 잘 키우고, 30년간 부부싸움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노부부의 행복한 결혼 생활 비결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민 오면서 이 부부는 서로 약속했습니다. 남편은 화가 나고 섭섭한 마음이 들면 말없이 산책하러 나가고, 아내는 화가 나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앞치마를 거꾸로 걸쳐서 설거지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보고서 상대방의 마음 상태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알아채기란 불가능합니다.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척하면 알아야지.”라고 말하지만, 상대방은 또 이렇게 항변하지요. “말해야 알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더구나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24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분노에 사로잡힌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형제님으로부터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정치인에 대한 분노로 “때려죽이고 싶어요.”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정치인 때문에 지금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에도 그런 마음이 들었냐고 물으니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하십니다. 또 그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은데, 그 사람들도 모두 죽여야 하냐고 물으니 역시 그렇지 않다고 답하십니다. 생각해 보니 자기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마음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으십니다. 누군가 분노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분노는 숙주의 목숨을 앗아가는 기생충이다.’ 분노를 갖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