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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부활 제 3주간 금요일 / 기경호 신부님 ~



부활 3주 금 요한 6,52-59(16.4.15)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요한 6,54)


“whoever eats my flesh and drinks my blood has eternal life.”

 



서로를 영원히 살리는 생명의 원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6,54-55)라고 말씀하십니다.

 

희생과 내어줌을 통해 서로를 살리는 생명의 원리를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려고 성부께로부터 파견되시어

 인간의 조건 속으로 내려오신 생명이십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생명을 주시기 위해

십자가상에서 죽임을 받아들이셨고, 우리는 ‘그분으로 말미암아’(6,57)

 생명을 지니고 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생명의 밥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 자신 밖의 모든 사람을 살리시려고 기꺼이 자신 전부를

 밥으로 내어주시고 바치신 것이지요.

 

따라서 참된 양식인 예수님의 살을 먹고

참된 음료인 그분의 피를 마신다는 것은

곧 그분의 수난의 사랑과 영원한 생명을 위한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받아 모셔서 그분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그분의 수난의 고통과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여서

 그분과 함께 걸어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 형제자매들과 더불어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나도 세상 것을 추구하지 않고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삼켜

 늘 마음에 새김으로써 영원한 생명의 길로 가야겠습니다.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나 상황을 회피하지 말고

사랑으로 견뎌내야 합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밥으로 내어주고 희생함으로써

 이웃을 하느님의 생명을 전하고 희망이 되어줄 수 있어야겠지요.

 

 '밥'이 먹히면 본디 모습은 다 사라져버리듯이 나의 생각과 뜻과

나를 찾는 자기중심적인 경향들을 내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생명이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바로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영(靈)으로가 아니면 알아볼 수 없습니다.

 

밥은 육신의 눈으로 보면 배를 채우고 먹는 재미를 맛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의 눈으로 보면 밥을 먹는다는 것은

곧 내어줌의 희생이요 나눔의 잔치이며,

죽음을 통해 생명을 이어가는 길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6,56)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모실 때 그분의 사랑과 영이

 내 안에 들어와 머물고 그렇게 일치된 나 또한

 주님 안에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서로를 영원히 살리는 생명의 원리입니다.

오늘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일상 안에서 다가오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회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사랑이신 예수님 안에 머물러 그분의 인격과 늘 친밀한 일치를 이룰 때,

많은 열매를 맺고(15,5), 진리를 깨달아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8,31-32)

깨닫는 오늘이길 바랍니다.

 

 사랑으로 기꺼이 자신을 밥으로 내어주면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