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2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2021.05.12.mp3
2.03MB
오늘 미사의 말씀은 우리가 왜 하나이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야기하십니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요한 16,15)
예수님은 당신의 뜻대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만 말씀하신다고 제자들에게 밝히신 바 있습니다.(요한 14,24 참조) 그러니 예수님께서 가지고 계신 것이 모두 아버지의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또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이 모두 아드님께 전해져 예수님의 것이 됨을 뜻합니다.
그리고 곧 오실 보호자, 진리의 성령께서 이제는 예수님에게서 받아 제자들에게 알려 주실 것입니다. 결국 성령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실 모든 것은 원래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고 또 예수님의 뜻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 한 분 하느님이시니, 다른 뜻과 다른 생각, 다른 의견이 있을 리 없으시지요.
성부 하느님의 뜻이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 과정은 계급이나 중요도가 아니라 오히려 완전한 일치를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 곁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서 당신(들)의 뜻을 전하실 뿐입니다. 그 하나의 뜻, 하나의 생각이 곧 진리입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3)
성령께서 우리를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 모두는 진리에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그 하나됨의 깊고 그윽한 품이 우리를 받아 안고 품으십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하나로 이어지지요. 진리를 받아들이고 또 진리 안에 받아들여진 우리는 서로 연결된 존재입니다.
진리가 우리를 하나로 결속하고 또 자유롭게 합니다. 진리 안에서 하나가 된 이들에게 두려움이나 미움, 경쟁이나 착취가 있을 리 없으니까요. 진리 안에서 너는 나이고 나는 너인 까닭입니다.
제1독서는 사도 바오로가 신화의 도시인 아테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장면입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사도 17,25)
바오로는 아테네 시민들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이 곧 하느님이시라고 자신있게 선포합니다. 그 하느님께서 유다인, 그리스인 할 것 없이 모든 인간, 모든 피조물의 존재와 생명의 근원이시고 주인이심을 밝히지요.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사도 17,28)
우리가 어느 민족, 어느 신분이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진리이신 하느님 안에서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마다의 언어와 문화, 체험 안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실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의 몫은 그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성령의 이끄심에 의지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는 다른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라."(복음 환호송)
아버지와 아들의 바람으로 우리에게 오실 성령께서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실 겁니다. 더 이상 주님의 부재를 근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성령과 함께 할 "영원"의 시간은 이 지상 삶을 하느님 나라의 영원성과 이어줄 것이니 두려울 것 없습니다.
사랑하는 벗님! 우리에게 오신 주님께서 한 분이시고, 그분 안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입니다. 진리 외에 우리가 안길 품은 없습니다. 진리이신 한 분 주님 안에서 영원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이어진 우리 모두는 복됩니다.
'오상선(바오로) 신부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활 제 6주간 토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15 |
---|---|
~ 부활 제 6주간 목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14 |
~ 부활 제 6주간 화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12 |
~ 부활 제 6주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10 |
~ 부활 제 5주간 금요일 / 오상선 신부님 ~ (0) | 2021.05.08 |